실패하는 이벤트의 이유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0월에 발간된 <2020 트렌드 모니터>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2.12.05]

당신은 마케팅 이벤트를 기획하는 담당자다. 가지고 있는 총알은 라면 1만 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케팅 이벤트는 기본적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알리는 것.

2007년 7월,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는 실제로 이런 과제를 받았다. 이 마케팅에서 담당자는 역설적이게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상품을 나누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1만 명에게 라면을 한 개씩 나눠 주는 밋밋함보다, '딱 한 명'에게만 1만 개의 라면을 몰아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한 명이 하루에 한 개씩 먹는다면 27년, 하루 세끼를 라면으로 먹어도 9년이 더 걸리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 엽기적인(?) 이벤트는 그 자체로 이슈가 됐다. 당시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이벤트 당첨자는 결국 주변 양로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기부했고, 이 소식은 삽시간에 인터넷과 뉴스로 퍼졌다.* 마케팅 홍보 효과가 극대화된 것이다(이후 디시인사이드는 이 마케팅의 성공에 힘을 받아 또다시 '소주 1만 병'을 한 명에게 주는 마케팅을 한다).

 

 

홍보 효과를 극대화해야만 하는 마케터들은 연예인이나 유명인 중심으로 홍보하는 방법을 주로 택한다. 이들을 주목하는 대중적인 팬들로 인해 자발적으로 2차, 3차 메시지 파급이 이루어지며, 매우 빠르게 전파되는 속성 때문이다. 그런데 그간 마케터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한편으로 관행이 되기도 했던 이 셀럽 마케팅(celeb marketing)에 제동이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