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문화: 트렌드에 역행하는 '진짜로 이상한 일'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0월에 발간된 <2020 트렌드 모니터>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2.12.05]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롱'은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수십만 원씩 회비를 내고 살롱에 모여서 책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 현상은 최근 한국 사람들의 인간관계 변화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지금 시대의 흐름은 모이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는 것이고,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하는 것이 대세인 1인 체제의 시대다. 2015년부터 추적해서 조사한 자료를 인용하면, 현재 사람들은 집에서 오래 머문다. 여기에서 파생된 소비 트렌드도 있다. 이른바 '홈트(홈+트레이닝)'라고 하는 트렌드다(조사에 따르면 현재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82.5%가 홈트를 해본 경험이 있었다).*

* 일상생활 속 운동 경험 및 홈트(홈 트레이닝) 관련 U&A 조사 (마크로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2018.5)

 

이 밖에도 집 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거나, 유튜브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여행사들이 파산**하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시대에 책을 매개로 상당한 돈과 시간을 들여 자발적으로 모이려고 하는 살롱 문화가 유행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 관련 기사: 유튜브, 전 연령대에서 사용 시간 1위 (미디어오늘, 2018.9.11)

** 관련 기사: 중소 여행사들 경쟁 과열에 수요 줄자 잇단 부도 (연합뉴스, 2018.9.6)

사회성의 대리 경험

1인 체제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본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은 이러한 상호작용의 사회생활을 통해 고등 사고가 가능하게끔 진화해왔다(사회적 뇌 가설). 그래서 세계적인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영장류가 창조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사회성(sociality)*을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