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왜 소비자 조사를 잘 알아야 할까

앞선 챕터에서 다룬 마케팅 업무들이 주로 '분석'에 가까웠다면,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하는 단계가 바로 '소비자 조사'다. 소비자 조사는 마케팅 전략 수립에 필요한 내용을 사전 혹은 사후에 소비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활동으로, 대부분 사전 조사에 많은 공을 들인다.

 

사전 조사는 큰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을 만한 마케팅 내용물(컨셉, 제품 디자인, 가격, 광고물 등)을 만들려면 구체적으로 어디를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사후 조사는 미래에 진행될 일에 대해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행한다. 하지만 이런 당연하고 막연한 이유만 갖고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면 소중한 예산을 낭비하기 십상이다.

 

사실 마케팅 조사는 조사 전문가의 영역이다. 그런데 왜 마케터가 자기 전문 영역도 아닌 소비자 조사에 대해 굳이 잘 알아야 하는 걸까?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바로 '마케터의 돈이 들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실행하기에도 부족한 예산을 쪼개서 굳이 소비자 조사에 쓴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 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이런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마케터가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예산이 부족한데도 꼭 소비자 조사를 해야 할까?

소비자 조사의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마케팅 기획안의 성공 여부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크게 예상된다면, 마케팅 예산이 빡빡해도 소비자 조사에 돈을 쓰는 것이 맞다. 조사 비용이 아까워서 건너뛰었다가 뒤늦게 수습하려고 하면 나중에 몇 배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소비자 조사는 일종의 마케팅 투자 활동이기도 하다. 해당 프로젝트의 규모를 고려해 적절한 조사 범위를 조정할 줄 알아야 한다. 이때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소비자 조사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방법은 챕터 후반부에 살펴볼 예정이다.

 

2. 예산을 많이 쓸수록 좋은 걸까?

과잉 조사를 하는 회사의 경우 마케팅 니즈보다는 최고경영자의 책임 회피가 그 이유일 때가 종종 있다. 중요한 의사 결정 사항이 나중에 잘못되더라도 "나는 할 만큼 했다"라는 안전장치를 두고 싶어서다.

 

반대로 조사에 인색한 회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회사 규모가 작고 예산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예전에 조사했을 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거나 조사 결과대로 했는데 오히려 실패했던 기억이 있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