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고립된 노인들

지방의 인구가 감소해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황폐해지는 '지방 소멸' 현상! 한국과 일본 모두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그 원인으로는 도농 격차로 인한 이촌 향도와 저출산 고령화가 주로 꼽히죠.


노인들의 '이동권 상실'은 지방 소멸로 인한 여러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지방 인구 감소를 이유로 버스, 택시가 운행을 중단하자 지역에 사는 노인들의 발이 묶인 것이죠. 시내에 있는 병원을 가려 해도 이용할 만한 교통수단이 없으니까요.


이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버스 노선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일례로 대구~구미 시외버스 노선은 2018년만 해도 동대구터미널 및 서부·북부정류장에서 하루 총 95회 운행됐지만, 1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 55회만 운행하고 있습니다. 대전~안동, 울진~강릉, 포항~경주~울산~부산, 영천~경주 등의 노선 역시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더기로 폐지되면서 교통수단을 잃은 시·도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방 도시의 인구가 감소하니 승객 없이 텅 빈 채 운행하는 버스나 택시가 많아졌습니다. '공기만 싣고 달린다'는 뜻에서 '에어 버스(air bus)'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였죠. 이에 운수 회사들은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노선을 없애거나 사업 철수에 나섰습니다.

 

버스 운행 노선만 놓고 보면 매년 1000~2000km씩 짧아지는 중입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간 폐지된 일본 버스 노선은 총 1만 6990km입니다. 전국 버스 노선 41만 7400km(2009년 말 기준)의 약 3.5%가 줄어든 셈입니다.

일본의 버스 노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픽: 퍼블리)또한 1970년 942km에 달했던 1인당 영업용 자동차(버스, 택시 등) 운행 실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6년에는 552km로 거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이 자료를 발표한 일본 국토교통성은 그 원인으로 고령층의 증가와 청년층 및 중년층의 감소, 고령층과 여성의 자동차 분담률(버스나 택시 이용 대신 직접 자동차 운전을 하는 비율) 상승을 꼽습니다.


참고로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두된 '고령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 이슈*가 일본에서는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률이 5% 수준에 그치는 까닭은 대중교통 수단의 축소로 인한 이동권 제약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지요.

* 관련 기사: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지원제도 확산 (한겨레, 2019.06.05)

일본의 1인당 여객 이동거리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그래픽: 퍼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