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깨어나는 시간, 아트바젤 홍콩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역대 최다인 9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2019년 3월 22일, 37m에 달하는 거대한 벌룬이 홍콩의 빅토리아 항구로 들어왔다. 팝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홀리데이 컴패니언(HOLIDAY Companion) 피겨가 홍콩 바다에 안착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퍼포먼스였고, SNS에서도 숱하게 회자되었다.
그 흥분감은 곧 아트바젤 홍콩 주간으로 이어졌다. 개막 전야, 센트럴에 위치한 H퀸즈 빌딩에서는 VIP 프리뷰 칵테일 나이트가 있었다.
작년에 완공된 H퀸즈 빌딩은 아트&라이프스타일 빌딩을 표방하며 설계부터 갤러리들의 입점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예술 백화점' 같은 H퀸즈 빌딩 각 층의 갤러리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아트바젤 기간에 갤러리들은 각별히 엄선한 전시를 기획하는데, 이날은 재미있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VIP 프리뷰를 위해 한껏 차려입은 미술 애호가들이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맨 꼭대기 층부터 시작해 계단으로 내려가면서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미리 계산한 듯, 계단 곳곳에서 홍콩의 젊은 작가들을 기용한 또 하나의 설치 미술전이 펼쳐졌다.
H퀸즈가 생기기 전 갤러리 빌딩으로 이름을 떨쳤던 페더 빌딩도 역시 건재하다. 페더 빌딩에는 전 세계 대도시에 지점을 운영하는 가고시안(Gagosian), 서울에도 지점을 낸 리만 머핀(Lehmann Maupin), 중국 미술 세계화에 힘쓰고 있는 홍콩 갤러리 한아트(Hanart TZ) 등이 입점해 있다.
H퀸즈에서 약 5분 정도 걸으면 영국 갤러리 화이트 큐브(White Cube)와 프랑스 갤러리 페로탱(Perrotin)이 위치한 중국농업은행 타워가 있다. 이곳에 집중된 세계적인 갤러리들은 아트바젤 전야에 각각 프리뷰와 파티를 열어 아트 위크를 기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