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

  • 김 상무가 송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러 들어간다.
  • 권 상무가 송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러 들어간다.

직장생활을 할 때 유사한 내용의 보고서를 준비하더라도 누가 보고를 하느냐에 따라 상사의 반응이 전혀 달라지는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송 대표는 김 상무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이미 기분이 언짢아진다.

 

반면 권 상무가 들어서는 순간 옅은 미소가 번진다. 권 상무에게 두터운 신뢰가 있는 송 대표는 권 상무가 하는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사인부터 한다. 반면 김 상무가 보고하는 동안에 인상을 찌푸리며 듣다가,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을 메신저 효과(Messenger Effect)라고 한다. 전달하는 메시지의 내용이 무엇인지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메시지의 내용보다
메신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즉, 아무리 완벽한 협상 전략을 짜고 협상 스킬을 갖춰 상대가 당신을 전혀 신뢰하지 않으면 협상은 결렬된다. 반대로 협상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더라도 상대가 오랜 기간 당신에게 호감을 느껴왔고 깊이 신뢰한다면 협상을 하지 않고도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성공적인 협상을 이끄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많은 사람이 전문 지식이나 계약 내용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와튼 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에서 성공적인 합의를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전문 지식이나 계약 내용과 관련되는 경우는 불과 8%밖에 안 되지만, 협상 절차가 가지는 중요도는 37%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신뢰, 호감, 감정 등이 성공적인 합의를 이끄는데 무려 55%의 이바지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호감 같은 인간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신뢰는 거래 속도를 높이고 거래 비용을 줄인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세일즈 상황을 제외하고) 새로운 업체와 거래를 시작하기 부담스러워한다. 새로운 업체와 거래를 시작하려면 기업 내부적으로 거쳐야 하는 결재 과정이 복잡해서 기업 담당자가 이를 피하는 것도 있지만, 아직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대와 거래를 하고 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피곤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