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투자' 약속을 카카오톡으로 취소당한 김 대표
김 대표는 창업 2년 만에 연 매출 30억 원이 넘는 프랜차이즈 기업을 일구었다. 아직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서울 지역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주요 타깃층인 20대 소비자의 입맛을 완벽하게 사로잡았고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뜨겁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가맹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다.
그 무렵 김 대표의 지인 박 이사가 김 대표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왔다. 박 이사는 수년 전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국적으로 키워 이를 매각한 뒤 큰돈을 벌었고, 현재는 관련 프랜차이즈 기업의 등기이사이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이사는 자신의 역량을 동원해 김 대표의 사업을 전국구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고 중국까지 진출한다는 멋진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대표로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지금까지 승승장구 해왔지만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이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가 더 고민이었다. 이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노하우가 있으면서 성공적으로 기업을 매각해본 경험을 가진 조력자가 절실히 필요했다. 박 이사는 김 대표의 이러한 니즈를 정확히 간파하고 거절하기 힘든 투자 제안을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박 이사에게 이야기했다.
이사님같이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 이런 제안을 해주시니 우리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만 몇몇 기업으로부터 현재 투자 제안이 들어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2주 정도의 시간을 주시면 종합적으로 고려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 대표의 이 한마디에는 박 이사에 대한 인정,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시간 확보, 다른 배트나가 있다는 암시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2주 동안 지금까지 들어온 투자 제안들을 꼼꼼히 비교해보았다. 하지만 역시 가장 믿을 수 있고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자는 박 이사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