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감정적인 이유로 결정하고 논리적 이유를 댄다

  • A 회사: 당신의 연봉이 5000만 원이고, 회사 동료들의 평균 연봉은 2500만 원이다.
  • B 회사: 당신의 연봉은 1억 원이고, 회사 동료들의 평균 연봉은 2억 원이다.

당신은 A와 B의 회사 중 어느 회사를 선택하겠는가?

사라 솔닉(Sara J. Solnick)과 데이비드 헤민웨이(David Hemenway) 연구팀은 257명의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B사를 선택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놀랍게도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무려 56%의 사람들이 연봉을 2배 많이 주는 B사를 포기하고, 대신 월급은 적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대우를 받는 A사를 택했다.

 

가장 합리적일 것 같은 하버드대학교 교수진과 학생들이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질투심, 상대적 우월감,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과 같은 복잡한 감정과 욕구가 자신들 연봉의 절반을 포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인간은 결국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다.

 

우리는 감정적인 이유로 결정하고 논리적 이유를 댄다. 평일 저녁,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플라워숍을 운영하는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동생: 오빠, 혹시 B사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신차 본 적 있어?

필자: 응, 요즘 보니까 이런저런 홍보 많이 하던데. 왜?

동생: 아니 그냥. 몇 번 봤는데 예뻐 보여서… B사 차가 디자인도 예쁜데 안전성이랑 연비도 좋고, 잔고장이 없다고 그러네. 게다가 이번에 나온 신형 세단은 트렁크 공간도 넓어서 꽃 시장 다닐 때도 편할 것 같고. 그리고 최근에는 B사가 AS 서비스도 좋아져서 3년 동안은 무상 AS 서비스를 보장해준다고 그러더라.

우리는 감정적인 이유로 결정하고 논리적 이유를 댄다

  • A 회사: 당신의 연봉이 5000만 원이고, 회사 동료들의 평균 연봉은 2500만 원이다.
  • B 회사: 당신의 연봉은 1억 원이고, 회사 동료들의 평균 연봉은 2억 원이다.

당신은 A와 B의 회사 중 어느 회사를 선택하겠는가?

사라 솔닉(Sara J. Solnick)과 데이비드 헤민웨이(David Hemenway) 연구팀은 257명의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B사를 선택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놀랍게도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무려 56%의 사람들이 연봉을 2배 많이 주는 B사를 포기하고, 대신 월급은 적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대우를 받는 A사를 택했다.

 

가장 합리적일 것 같은 하버드대학교 교수진과 학생들이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질투심, 상대적 우월감,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과 같은 복잡한 감정과 욕구가 자신들 연봉의 절반을 포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인간은 결국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다.

 

우리는 감정적인 이유로 결정하고 논리적 이유를 댄다. 평일 저녁,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플라워숍을 운영하는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동생: 오빠, 혹시 B사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신차 본 적 있어?

필자: 응, 요즘 보니까 이런저런 홍보 많이 하던데. 왜?

동생: 아니 그냥. 몇 번 봤는데 예뻐 보여서… B사 차가 디자인도 예쁜데 안전성이랑 연비도 좋고, 잔고장이 없다고 그러네. 게다가 이번에 나온 신형 세단은 트렁크 공간도 넓어서 꽃 시장 다닐 때도 편할 것 같고. 그리고 최근에는 B사가 AS 서비스도 좋아져서 3년 동안은 무상 AS 서비스를 보장해준다고 그러더라.

겉으로는 B사의 신형 세단의 장점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그녀를 30년 넘게 지켜봐 온 필자로서는 그녀가 '500만 원만 빌려줘'의 형식을 취한 실질적인 무상증여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맞장구를 치지 않고 묵묵히 듣고만 있다가 전화를 끊었다.

 

'근데 얘가 왜 뜬금없이 차를 사려고 하나? 무슨 일이 있나?' 궁금증을 참지 못했던 필자는 그녀를 가장 잘 아는 숨은 이해 관계인인 어머니께 전화했다.

너한테도 전화했니?

어머니는 한동안 웃으시더니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제공하셨다. 사실 두 달 전쯤 동생이 초등학교 동창회를 갔었는데, 거기서 초등학교 때 동생과 숙명의 라이벌 관계였던 여자 동창이 B사의 신형 세단을 타고 나타났다. 동생은 그날 그게 그렇게 부럽고 질투가 났다.

 

우리는 감정적인 이유로 결정하고 논리적인 이유를 댄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 상당수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똑같은 부탁을 받아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은 들어주고 싶고, 싫어하는 사람의 부탁은 거절하고 싶은데 이 역시 의사결정에 있어 감정이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상대방이 설득되는 과정을 분석해 보면 감정, 인식, 행동 순서로 설득이 진행된다. 즉, 가장 먼저 감정적으로 상대의 호감을 이끌어내면 상대의 인식이 바뀐다.

 

'저 사람 괜찮네. 생각보다 신뢰할 만하네.' 그리고 비로소 내가 원하는 행동이 이끌어지게 된다.  감정적인 부분을 무시하고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금부터 협상을 할 때에는 초반에 어떻게 상대방의 감정을 먼저 공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미친 설득력, 백종원의 비밀

그야말로 백종원 신드롬이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과연 백종원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할까? 그의 설득력은 절묘한 감정 활용에서 비롯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백종원이 출연자들을 설득하는데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백종원은 첫 만남에서 호감 가는 태도로 상대방을 대한다. 웃는 얼굴과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말투, 도움을 드리러 왔다는 접근방식으로 기본적으로 상대로부터 호감을 얻어낸 후 대화를 이어 나간다.

 

하지만 출연자가 본인과의 약속을 어기거나, 위생규칙을 준수하지 않거나, 실수하면 백종원은 자신의 실망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심지어 실망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면 상대방에게 직접 화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나면 출연자들은 백종원에게 일종의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미안한 감정은 백종원에 대한 마음의 빚으로 작용하게 되어 백종원에게 상당 부분 양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백종원과 멸치국수 육수 대결을 펼친 후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도 백종원에게 레서피를 달라고 요청하는 아주머니에게 백종원은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장님은 해서는 안 되는 소리를 했어요. 지금.", "아니 사장님, 저도 사람이고 감정의 동물인데… 아니, 내가 왜, 뭐 때문에…"라고 강하게 실망감을 표출한다.

이후 별도의 시간을 가진 필동 멸치국수집 출연자들은 "백 대표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이 뭐 하는 건가 생각할 수는 있지, 백종원 씨 기분 나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하며 오히려 백종원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한다. 이후 출연자들은 고집을 꺾고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방송은 마무리가 된다.

이러한 백종원의 설득방식은 감정 변화를 절묘하게 활용한 설득 전략이다. 와튼 스쿨의 시걸 바르세이드(Sigal Barsade)와 시물 멜와니(Shimul Melwani), 싱가포르 인시아드의 앨런 필리포위츠(Alan Filipowicz) 연구팀은 협상에 있어 감정 변화가 협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상대방이 일관된 감정을 유지하거나 화를 내다가 행복감을 표시할 때보다, 초반에 우호적인 감정을 표시하다가 협상 도중 화가 난 상태로 바뀔 때 상대방으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양보받을 수 있었다.

 

이 실험 결과를 분석해보면 상대방을 설득할 때 일관된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우호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히 드러낼 때, 특히 초반에 우호적으로 다가와서 호감을 얻었다가 대화 도중에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할 때 결과적인 측면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서 백종원이 상대방을 설득시켰던 방식도 이러한 원리를 잘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협상도 설득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감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감정을 설득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도 문제지만,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시기적절하게 감정을 잘 활용하여 본인의 설득력과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감정 활용법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는 지나치게 차갑고 논리적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협상 스쿨에서 참여자들끼리 실제로 협상하는 장면을 분석해보면, 마치 상대방을 취조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방식으로 협상을 이끌어나가면 과연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까? 협상 테이블에서 감정을 배제해야 프로답게 보이고 결과도 좋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 첫째, 의도적으로 감정을 더 섞어 대화하라.
  • 둘째, 협상 초기에 상대방을 먼저 인정하고 칭찬하라.
  • 셋째, 고마운 점이 있다면 숨김없이 표현하라.
  • 넷째, 실망하거나 화가 나는 감정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협상 결과에도 도움이 된다.
  • 다섯째, 그리고 협상이 끝나면 적극적으로 만족감을 표현하라.

협상은 결국 서로가 만족하는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고, 심리적으로 흡족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감정적인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감정을 감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격렬한 말다툼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입장 차이가 생겨 팽팽하게 맞설 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주장과 논리가 옳다는 것을 이해시키고자 기를 쓰고 달려든다. 하지만 언쟁이 계속될수록 분위기는 격해지고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본인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감정이 상한 당사자들은 서로 노려보며 흥분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듣고 싶지 않아지는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이미 상대방을 설득하기는 불가능하다. 협상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재판 과정이 아니며 당신은 판사가 아니다. 협상은 궁극적으로 나와 상대가 최적의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다. 이를 망각해서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 따라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격렬한 언쟁은 될 수 있으면 피하라. 협상과 설득에 백해무익하다.

 

우리는 감정적인 이유로 결정을 하고 논리적인 이유를 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감정을 배제해야 더 프로페셔널해 보이고 협상 결과에도 도움이 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왔다.

 

하지만 절대로 그럴 필요가 없다. 의도적으로 감정을 더 섞어 대화하라. 상대방을 먼저 인정하고 칭찬하며, 고마운 점이 있다면 숨김없이 표현하라. 실망을 하거나 화가 나는 감정도 솔직하게 드러내라. 협상 고수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감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서로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감정은 협상에 있어 장애물이 아니라
위대한 자산이다

60초 협상 전략: 당황스러울 때는 발코니로 향하라

협상을 하다 보면 다음과 같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 상대방이 너무 강하게 압박해온다.
  • 나에게 의사결정권이 없는 사안에 대해 입장표명을 강요한다.
  • 팀 내부적으로 이견 조율이 안 되어 불협화음이 생긴다.
  • 본인의 감정이 생각처럼 컨트롤되지 않는다.
  • 딜 브레이커가 계속 부각된다.
  • 협상 주도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협상 전략은 '발코니로 가기(Go to the Balcony)' 전략이다.

 

여기서 발코니는 협상 테이블에서 잠시 벗어나 감정을 추스르고 재정비할 수 있는 분리된 공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협상에 있어 시기적절한 단절이 주는 임팩트는 예상외로 크다. 발코니로 가기 전략을 활용해 불리한 흐름을 끊고,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으며, 내부적으로 필요한 준비 시간을 확보하여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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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스포츠 경기에서 감독이나 선수가 활용하는 '작전 타임'을 협상 중에 요청하는 것이다. 작전 타임을 통해 실제로 작전을 전개할 수도 있지만, 작전 타임 자체가 경기의 흐름을 단절시키고 분위기를 환기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스포츠 세계의 명장들은 주어진 작전 타임을 절묘하게 활용한다.

 

또 한 가지 팁은 협상 테이블에서 긴장감과 피로감이 몰려올 때 단시간에 집중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루틴(routine)을 가지기를 권한다. 필자는 협상 도중 '발코니로 가기 전략'을 취한 다음,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하고 바깥 공기를 쐬고 오면 다시 집중력이 회복되는 것을 느껴 협상 시 루틴으로 활용하고는 한다.

짧은 순간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는
본인만의 루틴을 개발하라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껌을 씹거나 양치질을 할 수도 있고,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초콜릿을 먹을 수도 있다. 단시간 나 자신의 집중력을 끌어올 릴 수 있는 루틴은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