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시 주식매수청구권을 둘러싼 협상 사례

정 본부장은 벤처기업 A를 공동 창업한 이후 지난 2년간 힘을 모아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그동안 대주주인 천 대표와 서로의 비전과 업무수행 방식이 너무 달라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왔다. 결국 그는 퇴사를 결심하고 천 대표를 찾아가 퇴사 의사를 밝혔다.

 

정 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은 천 대표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눈치였다. 천 대표는 정 본부장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자신이 회사를 잘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혹시 정 본부장이 보유한 주식 5%를 처분할 생각이 있으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수할 의향이 있으니 편하게 이야기해달라고도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약간 고민은 되었지만, 회사의 성장 흐름이 나쁘지 않아 지금은 주식을 매도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정중히 천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정 본부장의 퇴사 이후, 벤처기업 A는 무섭게 성장했다. 연말에 S 벤처캐피탈*로부터 180억 원 상당의 투자 후 기업가치(Post Money Value)를 인정받고 투자를 받더니, 그로부터 1년 뒤에는 외 국계 M벤처캐피탈로부터 520억 원 상당의 투자 후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또다시 투자를 유치했다. 자금이 넉넉히 확보된 벤처기업 A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시작, 신기술을 다수 보유하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벤처기업 B를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 잠재력이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고 경영과 기술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여 높은 자본 이득을 추구하는 금융 자본

 

곧 정 본부장에게 '합병계약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통지서' 및 '합병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통지서'가 송부되어왔다. 상법*에서는 주식회사의 중요 결정 사항(합병, 영업양수도 등)을 주주총회에서 다수결로 결의할 경우, 이에 반대한 소수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본인이 소유한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해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 상법 제522조의3(합병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고심 끝에 정 본부장은 지금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고 서면으로 회사에 주식 매수청구 의사를 밝혔다. 생각지 못한 정 본부장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천 대표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