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다

2018년 프랑프푸르트 북페어의 중앙 광장에 새로운 건축물이 등장했다. '#읽기는_아름답다'는 해시태그를 단 프랑크푸르트 파빌리온(Frankfurt pavilion)이다.

책장을 연상시키는 파빌리온 외관 ⓒFrankfurter Buchmesse

하얀색 천막처럼 보이는 파빌리온은 500m2(약 150평), 6.5미터 높이의 초대형 건축물이다. 나무 틀의 세로획과 가로획을 조립해 스스로를 지지한다. 반투명 막으로 덮혀 있어 조명 없이도 밝고, 곡선 모양이 마치 책장 같다. 독일 건축의 견고함이 묻어나는 모습이다.

 

독일은 건축과 디자인의 원형, 바우하우스*의 나라다. 바우하우스는 전통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중세 길드 공동 작업이라는 전통에 근대 디자인 원칙과 공업 생산이 결합하여 바우하우스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바우하우스가 등장하기 시작한 1920년대 초반은 대중을 위한 고품질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었다. 세계의 현대 건축물 대부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우하우스는 오래된 가치를 이용해 현대적 대중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바우하우스를 만들어 낸 독일이 북페어에 초대형 건축물을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파빌리온의 내부 모습 ⓒFrankfurter Buchmesse

파빌리온의 설계와 시공은 독일의 유명 건축회사, 슈나이더+슈마허(schneider+ chumacher)가 맡았다. 설계자는 북페어를 위한 임시 건축물을 만들어야 했는데, 해체와 재설치, 보관이 손쉬우면서도 북페어의 상징이 될만한 디자인 요소를 만족시켜야 했다. 결국 천막을 이용한 디자인에 안정성과 견고함을 위해 목재를 잘 엮은 책장 형태를 고안했다. 건축물은 조립하는 데 5일이 걸리고, 해체는 그보다 적은 시간이 걸려 실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