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북페어 기조연설자는?

2018년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의 기조연설자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페미니스트 작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Chimamanda Ngozi Adichie)였다. 한국에는 <엄마는 페미니스트>,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에세이로 알려진 소설가다.

페미니스트 작가가
북페어 기조연설자로 선정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독일이 한국보다 성차별이 적고 선진국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현실은 다르다. 독일에서 기혼 여성이 남편의 허락 없이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40여 년 전인 1977년이다. 여전히 같은 업무를 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기혼 여성의 세금도 남편을 기준으로 신고해야 하는 나라다. 전통적으로 꽤 가부장적인 사회이기에, 독일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독일은 북유럽 수준이 되려면 아직 멀었어"라는 말을 듣곤 한다.

* 관련 기사: 남녀 임금 격차… 독일, 공개 의무화 (한국경제, 2018.1.7)

 

페미니즘뿐만 아니다. 북페어는 난민과 민주주의 등 정치적으로 굵직한 테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북페어가 다루는 정치적 이슈들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치마만다의 연설을 통해 살펴보자. (이하 인용 문구는 치마만다의 기조연설 중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페미니즘은 어떻게 출판의 판을 넓히는가

어릴 적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교회에 다시 방문했을 때, 목사는 새로운 정책이라며 민소매 옷을 입은 저를 출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를 비판하는 글을 나이지리아 신문에 기고했죠. 저는 제 글에 대한 반응과 여성을 향한 목사의 태도가 같은 충동에서 온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충동은 여성의 몸에 대한 자주권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입니다. 여성을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 보지 못하는 무능력은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자기의 몸을 가리도록 강요받는 중동의 여성, 섹슈얼하게 존재할 때 자신을 문란하고 부끄럽게 느끼는 서양의 여성, 공중화장실에서 몰카를 당하는 아시아 여성. 이러한 충동은 자유로운 문학의 세계에도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