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중요한' 생각
월간 <디자인>의 창간 42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리포트, '디자인계에 도움이 될 만한 31개의 질문, 디자이너 101팀의 대답'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요즘
어떤 것을 궁금해하고,
무슨 생각을 할까?
물론 월간 <디자인> 편집부는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자주, 많이 만납니다. 매달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고,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를 취재하지만, 특정 이슈에 관한 것보다 평소 마음에 담아두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생각 그대로가 무엇보다 중요한 취재거리가 아니냐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서면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모든 인간은 디자이너일까' '도대체 한국적인 디자인은 무엇일까' 'AI 시대에도 디자이너의 역할은 굳건하다고 보는가' 등등 다소 거창한 질문부터 뭐 이런 걸 물어보냐 싶은 것까지 적어봤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를 바라서 질문의 의도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것은 질문 자체가 오류를 품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반박이나 다른 관점의 해석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저를 굉장히 자극하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답변을 보내준 분들은 월간 <디자인>의 30년 구독자부터 아직 취재하지 못한 디자이너, 스타 디자이너까지 다양합니다. 덕분에 각 개인의 경험만큼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31개의 질문 중 5개 이상을 골라 답해달라는 요청에 가장 많은 회신을 받은 것은 '모든 인간은 디자이너일까'(53명 참여)였습니다. 운동할 줄 안다고 운동 선수라고 주장하지 않듯 '모든 사람은 음악가다' '모든 사람은 운동선수다'라고 강조하지 않는데, 유독 '디자인은 공기' '모두가 디자이너'라는 범용적이고 일반화된 명제가 등장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디자인과 디자이너(전문가)를 분리해 생각할 필요가 있고 전제가 있어야 할 질문이었습니다만, 디자인의 범용화와 일반화가 일어날 때 디자이너의 전문적인 역할은 어떻게 차별화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