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지 않았다

조선과 해운은 대중이 관심이 쏠리는 분야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여파는 큰, 아이러니한 분야입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죠. 전형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이기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 조선 업계에 햇수로 14년째 몸담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율운항이라는 흥미로운 산업 이슈와 이것이 세계적으로 가져올 변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둘째, ASTS에 참석해 알게 된 전 세계의 동향을 전달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셋째, 해양 플랜트의 몰락으로 현재 조선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율운항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가 조선 업계에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고민보다, 자율운항 선박이라는 이슈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더 많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한국이 미래 산업군에 투자하는 전체적인 규모는 그 산업의 기술을 선도할 정도로 큽니다. 그러나 대체로 기술 개발보다 투자금을 기업들이 나눠 갖는 식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해양 플랜트 사업에도 약 4,000억 정도의 정부 투자가 이루어졌으나, 한국은 여전히 해양 플랜트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양 플랜트 사업 자체도 줄어들었습니다.
 

자율운항 선박 사업도 이런 전철을 겪게 되진 않을지, 2012년부터 시작한 유럽이 한국 조선업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의 격차를 벌려 두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 글을 시작할 때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ASTS에 참석한 후, 한국도 이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에 대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자율운항 선박은 이미 오고 있는 미래입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판단해보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은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