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 선박을 주문해보자

자율운항 선박을 주문한다면,
어떤 기능을 넣어달라고 해야 할까요?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는 과정은 구두를 주문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기성화를 주문하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갖춰야 하는 기능을 넣은 자율운항 선박을 살 수도 있고, 테일러메이드 구두처럼 원하는 기능을 하나하나 집어넣어서 맞춤 선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드는 제품 중 가장 비싼 게 선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선주 입장에서도 자율운항 선박에 필요한 기능이 뭔지 알아야 주문할 수 있을 겁니다. 자율운항 선박이라면 무엇보다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바다 위에서 최적의 경로를 짜고, 다가오는 배들을 스스로 피할 수 있어야겠죠.
 

항로 최적화

스스로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바다 위에서 최적의 경로를 계획하는 기술을 항로 최적화 기술(Weather Routing or Route Decision Making) 혹은 경제운항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자동차에서 쓰이는 내비게이션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로의 경우 길게는 15일, 유럽의 경우 10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이때 환경에 따른 선박의 성능을 계산해 항해 경로 중 성능을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경로를 선정하는 것이 경제운항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수학적으로 최적화(optimization) 문제입니다. 약 100~200킬로미터 간격으로 한 번씩 경유점을 설정하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경로를 변경합니다.

전형적인 경제운항 솔루션 진행 과정 ⓒfastseas.com

경제운항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합니다.

  • 입력 조건인 환경을 잘 예측하거나 계측하는 기술
  • 환경에 따른 선박의 성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기술
  • 항로 후보들을 빠르게 평가하고 고르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