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맵스, 아마존 없지만 괜찮아
2015년, 다시 돌아온 한국에는 1년 반 동안 익숙했던 것들이 없었다. 구글 맵스는 있지만 엉터리 정보만 보여주고 있어 쓸 수가 없었고, 아마존처럼 원클릭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이커머스 사이트나 앱도 없었다.
구글 맵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완벽했다. 버스와 지하철 같은 시내 대중교통은 물론 기차와 항공편까지 정확한 정보를 보여 주었다. 식당을 찾을 때도, 날씨를 볼 때도 구글 맵스를 열었다. 출장이나 여행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였다.
다시 공인인증서와 새로운 창이 계속 뜨는 결제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료 프라임 회원이 아니라도 2~3일 만에 배송이 오는 한국의 시스템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느꼈다.
내 스마트폰에는 다시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이 깔렸다. 군부대나 청와대와 같은 곳들이 우스꽝스럽게도 산이나 논으로 덧칠해져 있었지만, 일상생활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스트리트뷰(Street View)와 같은 구글 맵스의 서비스도 똑같이 적용되어 있었다. 이어서 지마켓과 11번가 앱을 깔았다. 2년 전보다 확실히 빨라지고 편리해져 금방 적응되었다.
한국에 돌아왔구나
NYU 옆 골목에서 먹던 육즙 터지는 버거나 베트남식 버미셀리(vermicelli)가 가끔 생각나 나를 괴롭혔지만, 그렇게 매일같이 쓰던 구글 맵스와 아마존은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잊혔다.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 그리고 G마켓과 대형마트가 구글 맵과 아마존의 자리를 완벽히 대체했다.
반독점의 새로운 가치, '다양성'
엄청난 규모와 자금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플랫폼들이 사용자들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