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에서 맞붙은 아마존과 애플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이 다시 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2007년이었다.
킨들(Kindle). 아직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이며 태블릿도 없던 시절이었다. 반짝거려서 오래 보면 눈이 아픈 LCD가 아니라 전자 잉크라는 새로운 기술로 만든, 오직 독서를 위한 전자책 전용기기가 킨들이었다.
실험적인 첫 번째 시도를 지나, 2009년 킨들 2세대가 나오면서 사람들은 반응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킨들' 하면 생각나는 그 디자인의 기기 말이다. 물론 사람들은 기기만 좋다고 열광한 게 아니었다.
아마존은 이미 종이책 시장의 최강자였다. 전자책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처음부터 9만 권이 넘었다. 킨들 2세대가 나올 때는 30만 권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가장 인기 있는 책을 갖고 있지 않다면, 플랫폼은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존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베스트셀러를
균일가 9.99달러에!
아마존은 할인 매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균일가' 세일을 도입했다. 그것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최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New York Times Bestseller)를 9.99달러에 볼 수 있는.
균일가 판매 정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물건마다 원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들어 파는 사람도 도매가격을 똑같이 공급하지 않는다. 판매 가격을 똑같이 하면 소매상이 가져갈 수 있는 이윤이 들쭉날쭉해진다. 게다가 소비자들 역시 물건에 대한 감이 귀신같다.
한국에서 1,000원짜리 물건을 파는 상점을 생각해 보자. 판매 가격이 똑같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가성비가 제일 좋은 것을 찾아낸다. 결국 원가가 가장 높은(반대로 말하면 판매 이익이 가장 적게 남는) 상품이 제일 빨리 팔리고, 그렇지 않은 물건은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