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U에서의 첫 수업

NYU는 캠퍼스가 따로 없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과 미드타운(Midtown) 사이가 그냥 도시이면서 NYU 캠퍼스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Washington Square Park)에는 파리의 개선문을 본뜬 워싱턴 스퀘어 아치(Washington Square Arch)가 있고, 공원 주변에 학교 건물의 대부분이 있다. 작지만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이 도심 속 공원을 NYU는 앞마당으로 쓴다. 그리고 여기에서 유명한 5번가(5th Avenue)가 시작된다.©Joe Mabel/Wikimedia

이 아름다운 공원의 남쪽 한구석에 로스쿨 건물들이 있다. LL.M. 과정의 첫 학기, 백발의 단발머리가 멋지게 어울리는 엘레노어 폭스(Eleanor Fox) 교수의 반독점법(Antitrust Law) 수업에 들어갔다. 조금은 낡은 원형 강의실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미국 드라마에서나 보던 검은색 하드커버에 깨알같이 판례가 적힌 미국 로스쿨 교과서의 첫 장을 넘겼다.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미국 시장의 모습을 바꾸었다. 교통과 통신의 혁신, 전신의 발전과 전화의 발명이 더 많은 거래를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게 해 주었다. (중략) 반독점법 제정의 계기가 된 스탠다드 오일(Standard Oil), 가장 유명한 이 거대 트러스트*가 결성된 것이 1882년이었다.

* 한국의 '신탁'과 비슷한 제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탁'이란 믿고 맡긴다는 의미이고, 내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관리하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록펠러는 이 제도를 다르게 이용했다. 록펠러는 미국 각 주에 흩어져 있는 회사의 주주들이 자신에게 주식을 '맡기도록' 해서 한국의 재벌과 비슷한 거대한 기업 집단을 만들 수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강의실에 앉아 두꺼운 교과서를 보니 잠이 솔솔 왔지만, 스탠다드 오일이라는 특이한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스탠다드 오일이라표준 기름?' 마치 서울 삼청동 가는 길에 있는 'The Restaurant'이라는 식당 이름처럼, 자부심의 표현이었을까. 노트북을 열고 구글과 위키백과에서 검색해봤다. 스탠다드 오일, 미국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그 회사는 도대체 뭐 하는 회사였을까.

스탠다드 오일사의 증권. 오른쪽 아래 J.D. Rockefeller의 서명이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