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프로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게임회사에서 매달 몇억 원 이상의 앱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회사는 내부 지표로 앱 다운로드 수가 아니라, 사용자가 게임 캐릭터를 생성하는 비율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동안 잘 늘어나지 않던 앱 다운로드 수가 갑자기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깜짝 놀라 살펴보니, 2만 건이 넘는 인스톨(설치) 가운데 캐릭터가 생성된 경우는 단 2~3건으로 0%에 가까웠습니다. 게다가 일주일 간 리텐션율(잔존율)이 비상적으로 높았습니다. 활동하는 캐릭터는 없는데 누가 계속 앱을 사용했다는 것일까요?

 

당시 이런 경험이 공식적으로 '프로드'라는 이름을 달고 구체화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1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상당한 규모의 프로드였습니다. 비정상적인 인스톨에 대한 상세 데이터를 제공하고 비용을 지급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애드 네트워크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광고주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모바일 앱 광고 시장의 프로드가 존재감을 화려하게 알린 건 2017년 성과 트래킹 툴 Tune이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서였습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Tune이 분석한 700여 개의 애드 네트워크들의 평균 프로드 비중은 15.7%였습니다. 즉 1억 원을 광고 비용으로 쓴다면 그중 약 1500만 원이 프로드로 낭비되는 셈입니다.

 

모바일 앱 광고는 앱 설치당 비용을 지불하는 CPI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광고주의 앱 설치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업체 간 어필리에이트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진짜 광고가 노출되는 지면은 알 수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개발사가 제공하는 광고 인벤토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앱 개발사들이 가진 한국 지역 트래픽도 광고 수익화에 활용됨에 따라 프로드 역시 글로벌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