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 시장의 위기

디지털 광고가 우리에게 노출되기까지 수많은 중개자와 가려내기 힘든 프로드에게 많은 수수료가 지불됩니다. 만약 앱 설치당 3,000원을 지불하는 CPI(Cost Per Install*) 광고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프로드 비율이 10%라면 실제로 사용자 한 명이 앱을 설치하는 데 든 비용은 3,300원이고, 프로드 비율이 50%라면 실제 앱 설치 비용은 1건에 6,000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광고로 인해 사용자가 특정 앱을 설치하였을 때 광고비가 소진되는 형태

 

광고가 노출된 지면을 모두 확인할 수 없는 건 차치하더라도, 이렇게 측정된 결과가 광고 캠페인의 진정한 비용이자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을까요?

 

퍼블리셔의 사정은 또 어떨까요? 광고주가 앱 설치당 3,000원에 계약을 하지만 실제 노출되기까지 수많은 중개인을 거친다면, 광고를 실제로 노출하는 퍼블리셔는 정작 얼마의 이익을 가져갈까요? 미국의 시장조사 회사 이마케터의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에 기반한 자동 구매 방식인 프로그래매틱 바잉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광고 시장에서 가장 밑단의 퍼블리셔가 가져가는 수익은 40%에 불과하고 그 외 60%는 중개 플랫폼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기술세(Tech tax)라고 합니다.*

 

한국의 온라인 광고 시장의 경우 주로 네이버 중심이며, 그밖에는 페이스북과 구글 정도에 광고를 집행할 뿐 온라인 광고 시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장의 규모가 작습니다. 하지만 한국보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20배 이상 큰 미국의 경우, 이렇게 가려낼 수 없는 중개자들에게 몇십조 원이 기술세로 지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앱 광고 시장의 경우, 한국이나 미국이나 페이스북을 제외하고는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없어서 상황이 비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