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워치부터 웨어러블 디바이스까지

1730년 스톱워치의 발명은 근대 육상경기 발전의 상징과도 같다. 이후 등장한 디지털 스톱워치와 디지털 손목시계는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기록 측정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디지털 손목시계에는 시간 표시는 물론 여러 기능이 있다. 방수도 되고, 어두운 곳에서는 시간 표시창에 불이 들어오며 스톱워치 기능 외에 랩 타임(lap time) 기록도 가능하다. 

 

회사원이 되고 나서 달리기용으로 처음 구매한 디지털 손목시계는 타이멕스(Timex) 제품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달리기용 디지털 손목시계 브랜드가 다양하지도 않았고, 타이멕스는 흔히 철인 3종이라 불리는 트라이애슬론(triathlon) 용으로도 사용 가능한 아이언맨(Ironman) 시리즈가 나오는 브랜드여서다.

타이멕스에서 출시하는 아이언맨 시리즈. 달리기는 물론 수심 100미터까지 방수된다. ©Timex

처음에는 달리면서 중간중간 기록을 확인하고 반환점에서 랩(lap )버튼을 눌러, 달린 후 기록을 확인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하지만 한강공원에서 최대 심박수를 알리는 경고음이 나는 폴라(Polar) 심박계 시계를 착용하고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충동적으로 이것을 구입하고 말았다.

 

당시 심박계 시계는 내 월급으로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트라이애슬론 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할 때 최대 심박수를 알리는 경고음인 '삑 삑' 소리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합리화했다. 심지어 그때는 심박계 시계를 손목에 차는 정도로는 심박 측정을 할 수도 없었다. 갑갑하지만 체스트 밴드(chest band)를 착용해야만 심박 측정이 가능했다. 체스트 밴드 안쪽에 물을 묻혀야 작동돼 물이 없으면 침이라도 발라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