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세션을 주도한 이노베이션 에이전시

reThink Food 2017의 발표 중에 푸드 이노베이션 에이전시(food innovation agency)라는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 회사의 세션이 5개나 되었다. 이노베이션 에이전시*인 IDEO, IDEA Couture의 이름은 알고 있는 정도였지만, 푸드 산업에 특화된 에이전시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터라 궁금증이 들었다.

* 고유의 혁신 방법론으로 기업의 제품, 서비스, 프로세스 등의 혁신을 도와주는 에이전시

 

IDEO의 이름이 우리나라에 알려진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이와 유사한 조직을 국내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내가 함께 일했던 대다수의 클라이언트사도 전략 컨설팅 회사, 광고 에이전시 등과는 함께 일을 했지만, 이노베이션 에이전시와 일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패션 업계에 있을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웨어러블 개발을 추진하면서 영국, 독일, 미국 등에서 이노베이션 에이전시 또는 디자인 하우스와 같은 조직들을 찾을 수 있었다. 패션과 테크 영역의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조직을 찾기는 어려웠고, 해외의 에이전시와 협업하기에는 프로젝트 비용이 만만치 않아 협업의 기회를 얻지는 못하였다.

 

IDEO와 IDEA Couture 외 컨퍼런스에 참여한 3곳의 푸드 이노베이션 에이전시는 각각의 사업 영역이나 푸드의 미래를 보는 관점이 모두 달랐다. 본 글에서는 이들 에이전시가 소개한 푸드 트렌드와 R&D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그들이 푸드 산업 리더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망해보고자 한다.

파일럿 R+D: R&D에 마법의 총알은 없다!

파일럿 R+D(Pilot R+D)는 요리 과학(culinary science)을 표방하는 이노베이션 회사로, 셰프 출신의 과학자들이 창업했다. 푸드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화학, 생물학, 식품 공학 등의 접근뿐만 아니라 맛과 색, 식감 등 요리의 관점이 융합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들과 협업을 많이 해왔다고 한다. 최근에는 '세프에서 (매장의) 선반으로(from chef to shelf)'라는 슬로건으로 유명 레스토랑 셰프들의 음식들을 가공하여 유통하는 브랜드 렌더(Render)를 런칭하기도 하였다.

렌더의 첫 제품인 'State Bird Seeds'. 미쉐린 스타 셰프 스튜어트 브리오자(Stuart Brioza), 니콜 크라신스키(Nicole Krasinski)와 협업하여 식당에서 남는 견과, 씨앗, 곡류 등을 가공해 토핑용 스낵으로 개발하였다. ⓒ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