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장 뉴스로 시작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우리는 자주 누군가의 이야기에 '정말?'이라고 되묻습니다. 꼭 그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다시 확인하려는 의도가 없어도 '사실이야? 진짜야?'라고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보면서 비슷하게 반응하신 적 있나요? 뉴스를 보는 것이 예전보다 드문 일이 되었지만, 여전히 뉴스는 우리가 정보를 얻는 주요한 창구로 보입니다. 2016년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미디어 이용시간 340분 가운데 뉴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25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여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이 아직 언론으로 분류되지 않는 뉴미디어에서 접하는 뉴스는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새로운 정보를 뉴스에서 얻는 경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다만 뉴스에서 얻은 정보를
무조건 신뢰하고
받아들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특히 몇 년 사이 세월호 참사나 국정농단과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는 이른바 언론의 이야기가 전부 사실은 아니라는 것, 꼭 충격적이거나 커다란 뉴스가 아니더라도 각종 미디어에 등장한 정보에는 선택이나 과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의식적으로 배우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의심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죠.
세월호 이후 각 언론사 기자들은 '기레기'라는 비난을 예전보다 더 많이 듣고 있습니다. 언론사와 기자 개개인에겐 참담한 일이지만, 저는 한편으로 이것이 독자와 시청자가 미디어를 더 날카롭게 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야겠다는 자극도 이런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리포트에서 논의하는 미디어를 전통적인 언론사에 한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미디어 리터러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시 하나를 들어,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뉴스가 얼마나 좁은 시각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지 소개해보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YTN에서 일하던 2014년 1월 11일에, 서울 상암동 눈썰매장에서 취재했던 생중계 영상 화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