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흐름의 선두에 서 있었다

<미래직업리포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해외 유명 인사를 여럿 만났다. 뉴욕에 위치한 IBM의 왓슨연구소를 방문했고, 미구엘 맥켈비(Miguel McKelvey) 위워크(WeWork) 공동설립자도 인터뷰했다. 이들이 한결같이 강조한 추세가 있다. 프리랜서를 포함한 창업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다.

 

미래에는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개인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게 하고, 그 고민은 창업으로 이어지게 될 거란 얘기다.

 

문효은 아트벤처스 대표는 이런 흐름을 앞서 발견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가 창업 시장에 발을 내디딘 1993년은 국내에서 창업이라는 단어가 아직 낯설던 때였다. 그는 문과 출신의 여성이었다. 대중에겐 단어 자체도 생소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DB) 큐레이팅이 그의 창업 아이템이었다. 그는 두 번째 창업인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을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에서 부사장으로 10년간 근무했고, 얼마 전 다시 창업했다. 장난감에 예술을 입힌 '아트 토이'로. 그의 삶은 곧 변화의 연속이었고, 늘 시대 흐름의 선봉에 있었다.

낯선 세계에 대한 매력에 빠지다

최현주(이하 생략): 이화여대 불문과를 나오셨어요. IT나 예술과는 상관없어 보이는데요, 특히 IT와는.

문효은(이하 생략): 맞아요. 전 사실 컴퓨터를 잘 몰랐어요. 처음 컴퓨터를 접하게 된 계기는 번역 때문이었어요. 컴퓨서브라는 미국 인터넷 서비스 사용법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게 됐죠. 일종의 미국판 하이텔 정도로 보면 돼요.

 

당시 국내에는 인터넷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할 때였어요. 나우콤이 나오기도 한참 전이니까요. IT 관련 연구소에 있는 연구원들이나 몇 명 정도 알고 있었을까. 그때 인터넷은 통신기술 정도로 이해됐고 신문·방송이 매스미디어(Mass Media)였죠.

 

컴퓨터를 잘 모른다면서 IT업종으로 창업을 하셨어요.

번역을 해야 하니 인터넷에 대해 공부할 수밖에 없었어요. 알아갈수록 매력적이었죠. 그런데 불문과를 졸업한 문과생이 IT업종에서 일할 만한 자리가 없었어요. 엔지니어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창업이라는 선택을 했어요.

 

사실 IT업종에 종사하는 모두가 엔지니어는 아니에요. 예컨대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은 엔지니어가 하지만, 이 DB가 정보가 되고 거래가 되려면 큐레이팅이 필요하거든요. 해외 DB를 구축하고, 큐레이팅하는 업무를 하는 기획자가 모여 창업을 했어요. 당시는 해외 통신에 접속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쏠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