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답은 사용자에게 있다

아마존닷컴(Amazon.com, 이하 아마존) 오피스에 들어갔을 때 다른 기업 오피스와 달리 어떤 기시감이 들었다. 익숙한 느낌이랄까. 회사 입구부터 여느 테크 기업 특유의 문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에어비앤비처럼 인테리어에 신경 쓰지도 않고, 트위터처럼 맛있는 공짜 밥을 주지도 않는다. 공간 곳곳에 카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복지도 유명하지 않다. LGBT에 대한 존중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애틀에 사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마존은 엄청난 업무 강도로 유명하다고. 오, 이제야 알았다. 이곳, 내가 다니던 네이버와 비슷하다. 

빌딩 밖에서 바나나를 나눠주는 아마존 ©이은재

아마존은 실제로 네이버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회사가 만들어진 시기도 아마존은 1994년, 네이버는 1997년 서비스 시작이 비슷하고, 처음 시작한 서비스도 '책 검색*'이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직 하나, '사용자(소비자)'다. 모든 답은 사용자에게 있고,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것만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바라는 이야기를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와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똑같이 한다. 

* 네이버가 책 판매를 위한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사용자 경험'이라는 개념을 네이버에서 배웠다. 나의 보스들은 '나보다 사용자를 만족시켜라'는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자주 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거의 똑같다. 집요하게 사용자를 바라본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기술 중심이라면 아마존은 좀 더 비즈니스를 우선시하는 회사다.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의 개발자들이 재미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그것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만들지 고민하는 것이 테크 기업의 패턴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사용자와 시장을 먼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