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하게 여행자를 신경 쓰는 호스트의 마음으로
에어비앤비(Airbnb)의 핵심은 공간이다. 그 나라와 그 도시의 문화가 담긴 누군가의 집. 그 집을 과감하게 공개할 수 있는 마음. 또 공개된 집에 적절한 비용을 내고 머물면서, 호텔이나 콘도에서 느끼기 힘든 로컬 문화를 경험하는 것, 그것이 에어비앤비의 핵심이자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일 것이다.
우리는 그런 에어비앤비의 마음을 오피스에서 아주 확실하고 명확하게 느꼈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집을 공개하는 집주인을 '호스트'라고 부른다. 에어비앤비 직원 한 명 한 명은 모두 호스트 같았고, 에어비앤비 본사는 전 세계에 공유된 집을 집대성해 놓은 듯했다. 그래서 더 치명적으로 매력 있었다.
왜 오피스를 잘 만들어야 하나
왜 인테리어에 이렇게 신경을 쓰나
대부분 회사에서 그 이유는 '메인'이 아니라 '서브'에 가깝다. 공간을 잘 만들면 좋겠지만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직원을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거나, 회사 브랜드를 멋지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발현했다면 더더욱 오피스가 예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다르다. 멋진 공간은 회사 핵심 가치에 가깝다. 심지어 창업자 세 명 중 두 명이 디자이너 출신*이다. 우리도 이번 여정의 숙소는 전부 에어비앤비로 잡았다. 잘 고른 곳도 있고 망한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추억 몇 가지를 만들어 줬다. 세심하게 신경 쓴 집이 여행자에게 어떤 감동을 주는지 에어비앤비는 매우 잘 알고 있다. 에어비앤비 오피스에는 이 감각을 직원이, 호스트가, 궁극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디자인 학교인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ISD)을 졸업한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다.
집만 가져온 게 아니다, 도시를 가져온다
브래넌(Brannan) 스트리트 888번지 건물 어디에도 에어비앤비 로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변 지역을 크게 한 바퀴 돌고도 결국 못 찾아 커피 한 잔을 마시겠다고 들어간 아주 작은 카페 입구가 바로 에어비앤비 건물 입구였다. 배터리 공장 건물이었던지라 안으로 들어서는 바닥에는 예전에 쓰였던 기찻길이 일부 남아있고 리셉션조차 측면으로 살짝 틀어 들어오는 사람들을 가로막지 않았다.
세심하게 여행자를 신경 쓰는 호스트의 마음으로
에어비앤비(Airbnb)의 핵심은 공간이다. 그 나라와 그 도시의 문화가 담긴 누군가의 집. 그 집을 과감하게 공개할 수 있는 마음. 또 공개된 집에 적절한 비용을 내고 머물면서, 호텔이나 콘도에서 느끼기 힘든 로컬 문화를 경험하는 것, 그것이 에어비앤비의 핵심이자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일 것이다.
우리는 그런 에어비앤비의 마음을 오피스에서 아주 확실하고 명확하게 느꼈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집을 공개하는 집주인을 '호스트'라고 부른다. 에어비앤비 직원 한 명 한 명은 모두 호스트 같았고, 에어비앤비 본사는 전 세계에 공유된 집을 집대성해 놓은 듯했다. 그래서 더 치명적으로 매력 있었다.
왜 오피스를 잘 만들어야 하나
왜 인테리어에 이렇게 신경을 쓰나
대부분 회사에서 그 이유는 '메인'이 아니라 '서브'에 가깝다. 공간을 잘 만들면 좋겠지만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직원을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거나, 회사 브랜드를 멋지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발현했다면 더더욱 오피스가 예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다르다. 멋진 공간은 회사 핵심 가치에 가깝다. 심지어 창업자 세 명 중 두 명이 디자이너 출신*이다. 우리도 이번 여정의 숙소는 전부 에어비앤비로 잡았다. 잘 고른 곳도 있고 망한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추억 몇 가지를 만들어 줬다. 세심하게 신경 쓴 집이 여행자에게 어떤 감동을 주는지 에어비앤비는 매우 잘 알고 있다. 에어비앤비 오피스에는 이 감각을 직원이, 호스트가, 궁극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디자인 학교인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ISD)을 졸업한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다.
집만 가져온 게 아니다, 도시를 가져온다
브래넌(Brannan) 스트리트 888번지 건물 어디에도 에어비앤비 로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변 지역을 크게 한 바퀴 돌고도 결국 못 찾아 커피 한 잔을 마시겠다고 들어간 아주 작은 카페 입구가 바로 에어비앤비 건물 입구였다. 배터리 공장 건물이었던지라 안으로 들어서는 바닥에는 예전에 쓰였던 기찻길이 일부 남아있고 리셉션조차 측면으로 살짝 틀어 들어오는 사람들을 가로막지 않았다.
리셉션 뒤로는 포장마차 같은 작은 카페와 아티스트들의 작품 몇 개가 놓여 있었는데, 그 어디에도 에어비앤비 로고는 없었다. 그렇게 멋모르고 안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커다란 중정이 나타난다. 여기서 모두 감탄한다. 아! 이 회사는 오피스의 기준을 한 단계 높였구나.
처음 사옥을 만들 때의 중요한 컨셉은 '모든 미팅 룸을 에어비앤비의 숙박 목록에서 가져와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단순히 컨셉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주 꼼꼼하고 세심하게 호스트들의 집을 골라 회사로 가지고 왔다.
인테리어 일부만 구현한 게 아니라, 마감재, 가구, 패브릭, 소품까지 아주 집요하게 되살려 놓았다. 호스트의 집으로 구현한 회의실 외부에 붙여놓은 오리지널 집의 사진이 감동을 더했다. 그 집이 누구 집이고,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자세히 설명해두었다. 오피스 중간중간 배치된 카페들은 여러 나라의 도시들을 모티브로 가져와 만들었다. 어느 층은 카이로, 어느 층은 델프트의 한 장면이 구현되어 있다. 단순히 집만 가져온 게 아니다.
이와 달리 사무공간은 의외다. 개인 좌석이 꽤 좁다. 책상 크기도 1,400mm 내외다. 큰 모니터 2개를 설치하면 꽉 차 버릴 공간이다. 업무 좌석은 비좁게 만들어 놓고, 편안하게 나와 일할 수 있는 오픈 공간은 가득하다. 나와서 일하라는 회사의 메시지다. 직원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개인 자리에 앉은 직원이 절반, 여기저기 흩어져 일하는 직원이 절반 정도다. 비단 외부 손님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평범치 않게 꾸며진 유용한 공간이 매우 많다.
에어비앤비가 얼마나 공간의 디자인을 중시하는지는 직원에게 작은 회의실을 디자인할 예산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중국에서 온 직원은 중국 스타일의 공간을 직접 디자인해볼 수 있다. 우리도 잠시 에어비앤비 직원이 되어 한국 스타일로 어떻게 디자인할지를 상상해보았다.
전 세계 호스트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
공간 때문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이번에 가 본 회사 중 에어비앤비 직원들이 가장 스타일리시했다. 젊고, 활기차고, 세련된 직원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일반 테크 기업보다 개발자 비율이 낮아서일 수도 있고, 호스트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 업무 비율이 높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도 무시 못 할 것이다. 멋진 곳에 있으면 아무래도 옷차림에 더 신경 쓰게 되고, 트렌드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공간 여기저기에는 사람들 사진이 가득한데, 대부분 호스트나 직원이라고 한다. 특히 호스트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대단하다. 에어비앤비 최초로 호스트를 한 사람, 다양한 도시의 개성 강한 호스트들 사진이 잔뜩 걸려 있다. 그리고 가장 잘 보이는 넓은 벽에 이렇게 쓰여 있다.
당신의 마음과 집을 여세요
Open Your Heart and Home
최근 에어비앤비를 보면 숙박업에서 여행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트립(Trips)'을 서비스 최상단에 배치하고 있는데, 오피스에서도 이 부분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트립은 현지 호스트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체험이나 기타 액티비티 등 일종의 경험 프로그램이다. 미식, 와이너리, 카약 등 엄청나게 다양한 트립이 만들어지고, 그 포스터가 오피스 곳곳에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와이너리 투어, 포틀랜드에 오면 브루어리 투어를 떠올리지만, 적절한 정보나 최신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런 면에 있어 에어비앤비의 새로운 서비스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서비스 경쟁력이 공간에 묻어난다
오피스를 거닐 때 업무 좌석에 숫자 풍선이 걸려 있고는 했다. 숫자는 풍선이 걸린 자리의 주인이 에어비앤비에서 일한 햇수라고 보면 된다. 1주년, 2주년, 3주년이 되면 그 숫자 풍선을 사서 책상에 걸어주는 것이 이곳의 전통이라고 한다.
에어비앤비도 초반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창업 초기 돈이 궁해지자 창업자 두 명이 마트에서 시리얼 몇백 개를 구매하여 회사 홍보용으로 시리얼 박스를 다시 디자인하여 판 일화가 유명하다. 2008년 가을, 시리얼 박스에 들어간 인물은 당시 대통령 후보로 각축을 벌이던 매케인과 오바마였다. 초기 투자자가 처음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을 듣고 너무 황당해 돌려보내려다가, 선물로 받은 시리얼 박스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들의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에 감탄해 투자했다고 한다. 오피스 곳곳에는 이 시리얼 박스들도 전시되어 있다.
우리처럼 외부인이 아니더라도 각 나라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본사를 방문해 한눈에 반한 채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 에어비앤비 지사 직원들도 우리의 리포트 기획을 듣고 "에어비앤비 본사는 꼭 가보셔야 해요."라며 본사 홍보팀과 공간 디자인팀을 연결해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었다.
브래넌 스트리트 999번지에 새로 만든 오피스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에어비앤비 앱을 열면 2개의 집이 줄지어 있고 아래로 스크롤하며 볼 수 있는데, 이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져왔다. 마치 회의실이 스크롤되듯 양쪽에 배치해 있다. 서비스를 공간으로 가져와 풀어낸 위트라니!
에어비앤비 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여기서 쓰는 식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촘촘하게 알려준다. 채소는 로컬 어느 농장에서 고기는 또 어디서 등등. 이런 부분이 에어비앤비의 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디테일이 묻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