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개방되는 열린 공간,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드디어 주말, 시민들에게도 북페어가 개방되는 날입니다. 북페어 전시장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은 출퇴근길 신도림역 같은 느낌입니다. 독일의 대형 출판사들, 언론사들, 아동 도서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가장 인기가 많은 3홀은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무빙워크를 걷는 식으로 뒷사람에 밀려서 서서히 앞으로 앞으로 움직여야 하고, "실례합니다!"를 외쳐가며 길을 뚫고 지나가야 합니다. 전시장 가운데 있는 오픈 광장에는 야외 부스를 차린 곳들도 많은데 각 부스마다 줄서기는 기본입니다. 마치 어린이날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 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광대한 공간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면면은 조금 더 특별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어린 자녀들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나이든 노부부들, 젊은 세대들, 학생들, 어린이들, 그리고 코스프레 복장으로 치장한 10대들까지 남녀노소가 골고루 한껏 신이 났습니다.

 

10살 안팎의 아이가 조그만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서 책을 사서 담고 돌아다니고, 전시장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인 수십 개의 저자와의 대화 이벤트는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둘러싸서 무슨 말이 오가는지 경청 중입니다.

 

전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책을 한아름 고르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탄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장애를 가진 분, 그리고 휠체어를 타는 분들은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이 분들이 자유롭게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책을 고르고 저자들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곳.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이것이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입니다.

©PUBLY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 독일판 TED

북페어 전시장을 떠나면서 제가 정리한 한 단어는,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 독일판 TED'라는 것입니다. 오리지널 TED 와의 차이점은 입장료가 무척 저렴해서(오리지널 TED 의 현장 입장료가 1천만 원 가량인 것에 비해 여기는 약 2만원입니다) 관심 있는 성인이라면 커피값 몇 잔을 아껴서 올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단, 주요 언어가 독일어다 보니 글로벌 행사로 확장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수없이 열리는 행사들을 한군데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디지털 콘텐츠로 아카이빙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언론사들과 출판사들이 총출동해서 자신들이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저자와 연사들을 초청하고 그들이 북페어 내내 강연, 대담, 낭독회, 뉴스쇼와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