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최근 교육계의 한 사회적 기업 관계자를 만났다.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미래지향적 교육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곳인데, 담당자로부터 전해 들은 현실은 답답하기만 했다.
정부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최저가 입찰제로 선정하여 공급자 간에 부당한 경쟁을 부추기는 등 비용절감을 내세운 정책으로 교육 풍토를 천박하게 만들었다. 학교는 행정편의만 따지며, 강사 인력은 교육의 내용과 질에는 무관심하다. 돈을 벌고자 하는 공급자는 화려한 겉모습과 극대화된 효율성을 내세우고, 부모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좋아 보이는 것을 좇기 바쁘다.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마저 교육 분야의 왜곡된 경쟁으로 설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좋은 교육, 바른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무력감이 팽배한 우리의 교육,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어느 시대나 어떤 형태로든 누구나 교육을 경험한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데 있다. 하지만 각자의 과거 경험에 기대는 탓에, 변화를 불편하고 번거롭게 여기는 탓에, 또 교육의 본질과 무관한 명분에 얽매이는 탓에 교육 개혁은 늘 어렵고 더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무릅쓰고 용감하게 변화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싱가포르 미국인 학교, 머릿속에 그리는 바로 그런 학교
SXSWedu 2017에서는 교육에 연관된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가만히 앉아서 관람만 하기에는 동시에 벌어지는 수많은 세션들이 아깝지만, 관심 있는 주제라면 영화 감상에도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만하다. 대부분 다른 데서 보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마침 2017년의 참관 초점에 딱 맞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싱가포르 미국인 학교(Singapore American School, 이하 SAS)가 혁신해온 여정을 담은 <교육, 송두리째 바꾸기(Changing Education from the Inside Ou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