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aaS 기반 CRM·마테크 전문가. 데이터 기반의 GTM 전략과 CRM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 프로필 더 보기
CRM을 도입하면 개인화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쌓으면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 이해를 기반으로 더 적절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결국 전환율과 재구매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조직이 트래킹 코드를 심고 이벤트를 수집하며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을 거친 이후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데이터가 쌓인 시점에서 대부분의 조직은 동일한 지점에서 멈춥니다. 데이터는 분명히 많아졌는데, 정작 활용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세그먼트를 만들 때마다 이벤트 기준이 달라지고, 자동화를 설계하려 해도 어떤 행동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조직 내부에서는 항상 비슷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데이터는 충분한데, 활용이 안 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쌓거나 새로운 툴을 도입하려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의 양은 늘어나고 구조는 더 복잡해질 뿐입니다.
이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전제를 하나 바꿔야 합니다. CRM이 실패하는 이유는 데이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데이터가 '의사결정 단위로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