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랑 같이 일 못하겠어요"에 대처하는 리더의 자세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팀장의 에너지를 빨아먹는 팀원 간 갈등의 진짜 원인
  • 사례로 짚어보는, 팀워크를 갉아먹는 핵심 태도 4가지
  • 태도 이면의 '불안'을 읽어내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

저자 문송이 

대학내일 인재성장팀 책임 > 프로필 더 보기 

 

저자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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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 간 갈등'은 리더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면 갈등은 당연하지만, 이걸 해결해야 하는 리더 입장에서는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가장 골치 아픈 문제로 '팀원 간 갈등'을 꼽습니다. 이 상황이 힘든 이유는 명확합니다. 블랙홀처럼 팀과 팀장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관리 에너지가 소모되고, 팀의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며, 성과 저하를 넘어 자칫 팀원의 퇴사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무능력한 관리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난감한 상황입니다. 제 지인인 팀장 A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팀원 B는 기계식 키보드를 즐겨 사용했고, 집중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은 팀원 C는 소음에 괴로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C가 자리로 걸려온 중요한 업무 전화를 받았는데, B의 타이핑 소리에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통화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겁니다. 한순간에 폭발한 C는 모두가 있는 사무실에서 B에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C: "B님, 다 같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타이핑하시면 안 되죠!"

하지만 B에게선 냉랭한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B: "네? 좀 예민하시네… 지금 고객사에 급하게 메일 쓰느라 그런 거잖아요. 하긴, C님은 편한 프로젝트만 맡으셔서 잘 모르시겠네요."

급속히 악화된 둘의 관계는 팀의 에너지를 끝없이 잡아먹었습니다. 마주치기만 하면 냉랭해지는 B와 C의 업무를 재배치하느라 팀장 A의 고뇌가 깊어졌습니다. 둘의 눈치를 보느라 활기차던 팀 전체 분위기마저 침체되었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라'는 중재, 효과 있을까?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직면한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 일단 팀장은 급한 불을 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리더들이 선택하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1단계: 일단 분리
일단 갈등 당사자들이 함께 있으면 상황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먼저 분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할을 분리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아예 물리적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함께 있는 자리가 생기지 않도록 조정하기도 하죠.

2단계: 중재 시도
하지만 남과 북처럼 언제까지 분리된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상황이 조금 진정되면,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합니다. 

 

B와 C에게 가서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일해보자"라고 권유하거나,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게 됩니다. 이쯤 되면 팀장은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하죠.

3단계: 한쪽에 양보를 요구
결국 한쪽에 양보를 요구하게 됩니다. 연차가 많거나 팀장과의 신뢰 관계가 상대적으로 깊은 쪽에게 양보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C님, 그래도 C님이 D님보다 선배이니까… 한번만 이해해주시면…"이라고 얘기합니다.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팀장의 바람대로 비바람이 지나가고, 다시 햇살이 비치며 평화가 찾아올까요? 슬프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냉랭한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오히려 양보를 요구받은 C의 감정은 더 상처를 입었습니다. B 역시 상황이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 A 팀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팀장이 뒤에서 어떤 물밑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없으니, 오해가 생길 가능성도 있죠.

 

둘 사이의 대치 상황이 계속된다면, 팀장은 '이게 맞나?'라는 회의감에 빠지게 됩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팀원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게 되죠. 자연스럽게 팀장도 업무에 몰입할 수 없게 됩니다. 어떤가요? 정말 꼬여도 단단히 꼬여버렸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문제를 다시 정의하는 거죠. 급한 불을 끄느라 간과했을지도 모를,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아마 이거였을 거예요.

B와 C는 '왜' 사이가 안 좋을까?

그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 봅시다.

  •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였을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팀원 D와 E는 MBTI가 정반대일 정도로 극과 극인데도, 아무 문제 없이 지내고 있죠.
  • 그럼 서로 이해할 시간이 부족해서일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D와 E는 올해 처음 합을 맞췄지만, 어떤 갈등도 없었습니다.
  • 팀장인 A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일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D와 E는 A 팀장을 인생 팀장으로 꼽는걸요.

적어도 이 상황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차이, 이해할 시간의 부족, 팀장의 리더십이 근본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둘 사이에 쌓인 '먼지'에 불이 붙은 것인데, 그 먼지는 아마도 '태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B와 C 양쪽의 태도 말이죠.

'사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태도'가 안 좋은 겁니다

너무 뻔한 답이라고 느끼시나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태도'가 문제라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태도가 문제가 되었는지 묻는다면 쉽게 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우리는 보통 '태도'를 뒤에서,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동료 중 누군가의 태도가 문제라고 느낄 때, 그는 없는 술자리에서 이렇게 말하곤 하죠.

00님, 태도가 쫌 그렇지 않아?

여기서 핵심은 애매하고 모호한 '쫌'이라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팀원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를 명확히 정의해야 하는 팀장에게는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리더는 '쫌 그래'가 아니라, '이런 태도는 이런 이유로 문제가 된다'고 콕 집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크게 덩어리지어 보면, 문제 되는 태도는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문송이, 이윤경

1) 無에너지 태도: "아… 그건 잘 몰라서요."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들은 회의에서도 의견을 잘 내지 않고, 맡겨진 일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업무를 피하고, 익숙한 일만 하려고 하죠.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진취적으로 일하려는 동료들에게 답답함을 줍니다.

 

2) 無수용 태도: "그건 네 생각이고요."

다른 의견을 들으면 방어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귀를 닫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주변을 대하며 동료들의 의지를 꺾습니다. "굳이 열심히 할 필요 없어. 어차피 해도 안 돼." 같은 말이 전형적이죠.

 

3) 無책임 태도: "(잠수 후 등장해서) 아^^ 제가 P라서요." 

책임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약속된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입니다. 마감이 수요일인데 목요일에 나타나 "P라서요~ 이해해 주세요~"라고 하면, 더 이상 중요한 일을 맡기기 어려워집니다.

 

4) 無존중 태도: "(싸늘한 눈빛으로) 이렇게 해오면 어쩌라는 거예요?"

흔히 '그 사람 태도가 쫌 그래'의 주인공이 되는 태도죠. 옳은 말을 해도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상대를 방어하게 만듭니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아요"를 "왜 이렇게 했죠? 지금 n년 차 아니에요?"라고 표현하는 식입니다. 존중이 결여된 태도는 결국 자신을 고립시킵니다.

 

다시 B와 C의 상황으로 돌아가 볼까요? B와 C의 태도에 부족한 점이 있었고, 두 사람이 일상적으로 주고받은 말과 행동이 그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숱하게 전달했을 겁니다. 문제가 촉발된 상황에서 두 사람의 '어떤' 태도가 부족해 보이는지 찾아봅시다. 

  • C: "B님, 다 같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타이핑하시면 안 되죠!"
  • B: "네? 좀 예민하시네… 지금 고객사에 급하게 메일 쓰느라 그런 거잖아요. 하긴, C님은 편한 프로젝트만 맡으셔서 잘 모르시겠네요."

👉 B와 C의 태도, 어떤 부분이 잘못됐을까요? 

ⓒ문송이, 이윤경

얼핏 보면 한쪽의 잘못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B와 C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無존중 태도가 보입니다.

  • C는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선배인 B를 공개적으로 지적했습니다. 고연차인 B 입장에서는 선배인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꼈을 겁니다.
  • B는 이에 대해 C의 업무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C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각자의 존중 부족이 상대를 무시당했다는 감정을 일으키면서 갈등이 심화된 거죠. 그럼 다른 상황도 살펴볼까요? 

 

1) 마케팅팀 F와 법무팀 G의 갈등

마케팅 팀원인 F가 법무 담당자인 G에게 문의합니다.  
 

  • F: "이런 상황인데요.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나요? 급해서요. 얼른 확인 좀 해주세요."
  • G: "아, 이건 새로 개정된 규정인데 제가 잘 몰라서…"
  • F: "네? 그게 G님 일 아닌가요? 어이가 없네요. 법무팀장님께 직접 연락할게요."

💥 F의 부족한 태도: 無존중 태도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무례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명백한 無존중 태도입니다. 태도적인 문제를 이야기할 때 보통 거론되는 게 바로 이 '존중'이죠. 하지만 생각보다 태도적인 문제는 다양한 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G의 경우가 대표적이죠.

💥 G의 부족한 태도: 無에너지 태도
새로 개정된 규정이라 할지라도 법무적인 이슈를 해결하는 것은 G의 역할입니다. '존중' 태도만큼 드러나진 않지만 감정의 골을 만드는 것이 '그건 제가 잘 몰라서…'와 같은 식의 無에너지 태도일 겁니다.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으니 상대는 무척 답답할 수밖에 없죠.

 

2) 디자이너 H와 마케터 I의 협업

디자이너 H와 마케터 I가 콘텐츠 제작을 위해 협업하고 있습니다. 

  • H: "아까 주신 기획안 봤는데요. 트렌드에서 좀 뒤처진 것 같아요."
  • I: "네? … 기획은 제 역할인 것 같은데요. 그럴 거면 H님이 기획하시죠. 그리고 어제까지 H님이 레퍼런스 공유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 H: "제가 다른 일이 좀 많아서 아직 못 했네요. 되는 대로 드릴게요."

💥 H의 부족한 태도 : 無책임 태도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입니다. 하지만 H는 그와는 정반대였습니다. 일정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해 별다른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죠. 이런 모습은 동료들에게 큰 신뢰를 잃게 하고, 결국 협업을 꺼리게 만듭니다.

💥 I의 부족한 태도 : 無수용 태도

나와 다른 의견을 들었을 때 단단히 벽을 치고 피드백을 튕겨내는 태도입니다. 울타리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일 수 있지만, 이게 지나치면 필요한 피드백조차 모두 거부하게 됩니다. 팀의 성과는 물론, 자기 자신의 성장에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갈등이 '실력' 문제가 아니라 '태도'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께도 고민되는 팀원이 있을 겁니다. 그분의 태도는 네 가지 영역 중 어디에 가깝나요?

 

물론, 한 가지만 갖고 있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지적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팀장이 부족한 태도를 바로 지적하면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료에 대한 불만이 오히려 팀장에게 쏠릴 수 있죠. 우리가 태도를 명확히 구분해 본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를 넘어 그 안에 숨은 '불안'까지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잘못된 태도의 뿌리는 ‘불안’입니다

리더십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마샬 로젠버그는 《비폭력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죠.

비판과 비난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의 표현이다.

극단적인 갈등을 야기한 '태도'의 밑바닥에는 사실,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있습니다. 당사자도, 팀장도 표면에 드러난 뜨거운 갈등만 인식할 뿐, 그 깊은 뿌리까지는 쉽게 알아채지 못하죠.

 

요즘 한국 사회에서 특히 자주 보이는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바로 '안전'입니다.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봐, 도태될까 봐, 경쟁력을 잃을까 봐 불안해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팀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극도의 불안이 잘못된 태도로 터져 나온 것이라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바로 그 불안 속에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불안 해석기'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봅니다.

ⓒ문송이, 이윤경

먼저, 앞에서 이야기했던 B와 C의 갈등을 불안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볼까요?

  • C: "B님, 다 같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타이핑하시면 안 되죠!"
    👉 (불안) '요즘 실수가 잦은데, 중요한 전화 내용을 놓쳐버렸어…'
  • B: "C님은 편한 프로젝트만 맡으셔서 잘 모르시겠네요."
    👉 (불안) '나도 성공 확률 높은 프로젝트를 맡아야 고과가 좋을 텐데… 입사도 늦었고 나이도 많은데 이번에도 진급에 실패하면 어쩌지.'

이어서, 다른 팀원들의 태도도 불안으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 無에너지: 법무팀원 G
    "이게 새로 개정된 규정인데, 제가 잘 몰라서요…"
    👉 (불안) '아직 규정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했는데 답변했다가 큰 문제가 되면 어쩌지.'
  • 無수용: 마케터 I
    "네? 기획은 제 역할인 것 같은데요. 그럴 거면 H님이 하시죠."
    👉 (불안) '내 기획이 별로라는 건가? 내 경쟁력이 떨어지는 걸까.'
  • 無책임: 디자이너 H
    "다른 일 때문에 아직 못 했어요. 되는 대로 드릴게요."
    👉 (불안) 'ASAP 요청 때문에 늦어진 건데, 미안하다고 하면 다 내 잘못이 될 것 같아.'
  • 無존중: 마케팅 팀원 F
    "그게 G님의 일 아닌가요? 법무팀장님께 바로 연락할게요."
    👉 (불안)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결국 나만 독박 쓸 거야.'

이렇게 보면, 이제 팀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보입니다. 부족한 태도를 지적하기 전에, 그 태도를 만든 불안을 함께 들여다보는 겁니다.

 

불안이 수용될 때, 태도가 달라집니다

'불안사회'라는 말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오늘날처럼 불확실성과 불안이 일상화된 시대는 드물었습니다. 이런 시대의 불안은 건강한 에너지가 되기보다는, 쉽게 말투나 태도로 왜곡되어 드러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의 저는 가시 돋친 고슴도치 같았습니다. 나와 다른 의견에는 예민하게 반응했고, 존중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몰랐습니다. 위의 분류대로라면 無수용, 無존중 그 자체였을 겁니다. (그때 저와 함께 했던 분들께는 두고두고 그 미안함을 갚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불안 때문이었습니다. 인정받지 못할까 봐,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할까 봐 불안했고 그게 잘못된 태도로 발현되었던 거죠. 다행히도, 제 부족한 태도를 곁에서 묵묵히 받아준 리더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이게 힘들다", "이걸 실수했다", "이게 괴롭다"고 말할 때마다, 비난 없이 묵묵히 들어주셨습니다. 나중에 리더가 되어 보니 알게 됐습니다. 그 시간이 지극한 인내의 시간이었을 거라는 사실을요.

 

그 인내가 쌓여서 저는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부족하고 미성숙해도 괜찮다고요. 그때야 비로소 저는 태도의 갑옷을 하나둘 벗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햇볕에게 설득당한 나그네처럼요.

ⓒ문송이, 이윤경

이걸 깨닫고 나니, 부족한 태도를 보이는 동료와 팀원을 보며 '사람은 안 변해. 내버려둬, 결국 지 손해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없게 됐습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내 불안이 수용되었을 때, 갑옷 같던 태도마저 벗게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리하면 이렇게 세 줄입니다.

  • 갈등은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태도가 안 좋아서 생깁니다.
  • 부족한 태도의 기저에는 불안이 있습니다.
  • 그 불안을 함께 들여다보는 리더는, 결국 팀원이 태도를 달리하게 만듭니다.

이제 세 가지 질문을 남기며 글을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극한 갈등 상황에 있는, 혹은 있었던 팀원을 떠올려주세요.

  • 1) 그 팀원은 무엇이 불안할까요?
  • 2) 팀원과 그 불안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요?
  • 3) 그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팀장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읽은 여러분 곁에도 여러분의 불안을 함께해 줄 누군가가 있기를 바랍니다.

👀 바쁘다면 이거라도! 

  • 팀원 간 갈등은 다양한 성향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
  • 팀워크를 무너뜨리는 핵심 태도는 4가지 유형
    • 無에너지 태도: 소극적이고 회피하는 태도
    • 無수용 태도: 다른 의견을 방어하는 태도
    • 無책임 태도: 책임을 회피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는 태도
    • 無존중 태도: 상대를 깎아내리고 존중하지 않는 태도
  • 하지만 이 '태도'들조차, 더 깊이 들여다보면 불안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되며, 팀장의 역할은 표면적인 갈등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밑바닥에 깔린 불안을 읽어내야 함
  • 리더가 던져야 할 3가지 질문
    • 그 팀원은 무엇을 불안해하고 있을까?
    • 그 불안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있는가?
    • 그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