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더밀크의 손재권 대표가 들려주는 창업·취재 비하인드 스토리
- 시그널을 통해 진짜 트렌드를 판단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방법
- '대 AI 시대', 테크 트렌드를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
※ 더밀크와의 상호 협업 콘텐츠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퍼블리의 관점에서 선별하여 전문 무료로 공개합니다.
Interviewee
손재권 더밀크 대표 > 프로필 더 보기
대표님, 안녕하세요. 더밀크가 생소한 독자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더밀크의 정체성은 초국경(Cross-Border) 미디어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뉴스, AI 관련 현장 소식, 미국 주식 정보를 한국어로 전하고, 반대로 한국의 스타트업 및 산업 정보를 영어로 알리는 구독 서비스입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고요, 한국에는 지사가 있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미국에서 창업을 한 거죠.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은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왜 실리콘밸리에서 테크·경제 정보를 콘텐츠로 전해야겠다고 결심하신 건가요?
실리콘밸리 특파원으로 기자 생활을 했던 때 늘 갈증을 느꼈거든요. 예를 들면 현지에선 오픈AI도, 구글이나 애플, 모바일 레볼루션 등처럼 여러 흐름이 있었는데, 신문에는 지면상 전부 담을 수가 없었어요.
보도되기까지의 시차도 큰 장벽이었는데요. 미국에서 벌어진 혁신적인 소식이 뉴스로 나오기까지의 갭이 있었어요. 그래서 거의 실시간으로 빠르게 현장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과 실리콘밸리 사이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전 세계를 뒤흔든 큰 변화의 시작점이었던 테크를 보다 빠르게 취재하고, 현장감 그대로 전한다면, 한국에 있는 우리도 더 빠르고 자세하게 변화를 알아차리고 잘 대응할 수 있을 테니까요.
구독 미디어로 해야 더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존 언론사는 광고주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실을 수 있는 내용도 한정될 수밖에 없지만, 구독자가 돈을 내고 찾는 미디어를 만들면 구독자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맞춤형 콘텐츠를 만들 수 있잖아요. 그렇게 실리콘밸리에서 콘텐츠 구독 사업을 창업하기로 결심했죠.
더밀크는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제공한다'라고 소개하는데요. 어떤 정보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회사에서 어떤 전략적인 판단을 할 때 레퍼런스가 되는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 구독자의 큰 비중이 CEO나 C레벨과 같이 회사에서 의사결정권을 갖고 계신 분이기도 해요. 우리가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릴 때 유튜브를 보지는 않잖아요. 유튜브에도 유용한 정보가 있지만, 보통 책이나 리포트, 아티클에 더 의사결정과 직결되는, 신뢰할 수 있고 깊은 정보들이 담기니까요.
‘빅 시그널’, 넘치는 트렌드 속 진짜를 알아보는 법
더밀크에서 하나의 기사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우선, 기자들이 '이런 기사를 쓰겠다' 하는 발제를 해요. 발제할 때는 '오늘 어떤 트렌드가 있고, 중요한 시그널이 있다'를 팀 내부적으로 검증하고, 기사를 쓰고, 데스크에서 검토한 후 발행하고 있습니다.
시그널이요?
진짜 트렌드라는 낌새를 눈치챌 수 있는 신호가 항상 있어요. 반면, 트렌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노이즈'도 있죠. 더밀크는 시그널을 잘 보고 있다고 자부해요. 강한 시그널이 있고 약한 시그널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구분해 내는 것들이 저희 노하우예요.
전문 리서치팀이 광범위한 리서치를 하고 있고, 기자들도 취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뉴스레터,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항상 많이 보면서 시그널을 포착합니다. 많이 봐야 시그널을 파악하고, 조합한 후에 지금 어떤 게 중요하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엔비디아 등에 재직 중인 분들과 알고 지내다 보면, 현장의 중요한 정보를 캐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IA나 국정원에서도 '휴민트'라고 하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사람 입으로부터 나오는 정보가 큰 시그널이 되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기업에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것도 저희 장점이죠.
예를 들면, 테슬라 로봇 공개 소식 취재도 저희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보도할 수 있었어요. 테슬라가 로봇을 만들기 전에 "테슬라 인베스터 데이"에 옵티머스라는 로봇을 공개할 거라는 소식을 입수해서 저희가 최초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오픈AI에서 챗GPT가 나왔을 때도 저희가 제일 먼저 관련 기사를 썼어요. 당시 미디어나 SNS에 언급되는 것도 많고,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나 주변 친구들이 자주 오픈AI를 언급해서 '이건 큰 시그널이다!' 감이 오더라고요. 실리콘밸리 현장에 있으니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 난리가 났다는 시그널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었고 바로 달려가 취재했습니다.
블록체인이 나왔을 때도 관심은 굉장히 많았는데 실리콘밸리에서는 AI만큼 비즈니스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시그널은 아니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오히려 차분했어요. 그런데 이번 AI 같은 경우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들썩들썩해요. AI로 인해 실리콘밸리의 기존 산업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정도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고, 큰 시그널이며, 앞으로도 이 흐름이 오래 갈 거라고 확신이 드는 거죠.
그래서 AI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고, 여전히 실제로 여전히 오픈AI 관련된 기사는 클릭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특히 오픈AI 창업자인 샘 알트만과의 대담 비하인드 스토리가 클릭률과 반응이 좋았고요.
시그널을 포착하는 데 현장에 계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렇죠. 혁신의 현장 속에 있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현장의 느낌은 누군가로부터 전해 듣는 것과는 달라요. 저희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사실을 최대한 현장의 느낌을 담아서 생생하게 전하기 때문에 독자분들도 만족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 있으면 '인공지능이 대세인가 보다' 정도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실리콘밸리에 있으면 인공지능이 지금 얼마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눈으로 목격해요. 실리콘밸리에선 지난 2년간 20만 명이 해고됐는데, 이게 산업 구조적인 변동인 거예요.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고, 새로운 직업은 바로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는 현상을 눈으로 보게 되니까 더 깊게, 현장감을 담아서 이 트렌드를 전하게 되죠.
재밌는 게 저희는 이 기사를 미국에서 쓴 건지, 한국에서 쓴 건지 밝히지 않는데, 미국에서 쓴 기사의 클릭률이 훨씬 높아요. 현장감의 디테일을 고객분들이 눈치채시나 봐요. 그런 지점이 재밌고 신기합니다.
사실 현장을 쫓아다니려면 출장비도 꽤 많이 드는데요. 오히려 '내돈내산'이니까 독립적으로 취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는 어디든 가서 취재해 온다는 자부심도 있고, 이렇게 실리콘밸리 트렌드를 전하고 있는 건 저희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높은 퀄리티의 취재를 할 수 있는 건 저희 팀원분들 덕분이죠. 저도 기자 경력만 20년이 넘었는데, 저희 기자님들도 15~16년 차 되는 베테랑들이세요. 현장 정보를 빠르게 캐치한 경험도 많고, 사명감도 높은 분들입니다. 또 리서치팀도 딜로이트 출신, JP 모건 현직자 등 컨설턴트 출신이어서 신뢰할 수 있는 리서치가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더밀크 팀만이 쌓아온 시그널 관련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저희가 시그널을 파악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건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시나리오를 짜보는 건데요.
균형 있는 시각을 담기 위해 꼭 시나리오 플래닝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정도의 큰 변화를 불러올 거다'라고만 생각하면, 그 생각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공지능도 지금은 난리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다 바뀐다고 하지만 안 바뀔 수도 있어요.
한 가지 시나리오에만 매몰되면, 다른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게 되는 건 물론 넓은 관점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인공지능 트렌드를 다루면서도 늘 '앞으로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서 관심도와 영향력이 더 커지지 않을 수 있다'처럼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고, '왜 그럴 수도 있을까?'를 분석해서 독자분들께 공유하고 있어요.
실제로, 재작년에 NFT가 큰 시그널이라고 판단해서 큰 변화가 이뤄질 거라고 전했지만, 곧 NFT 이야기가 싹 사라졌어요. 이렇게 트렌드는 누구나 예측을 100% 정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이 중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이 시그널이 실제로 사람들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다양하게 예측해 보고, 각 상황에 따라 어떻게 시그널이 변화해 갈 수 있을지 해석하는 거죠. 저희는 이런 시나리오 플래닝을 거친 인사이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더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기업들이나 퍼블리 독자분들도 트렌드를 캐치할 때 시나리오를 그려보면서 설계를 하면 훨씬 더 정확한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어떤 업체에서 '로봇이 모든 걸 바꿀 것이다'라는 가설하에 정보를 수집한다고 가정합시다. 로봇에 더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수집하겠죠? 그런데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인사이트를 알아내려면, '로봇이 모든 걸 바꾸지 않을 것이다'와 같이 반대의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반대의 상황도 생각해 보면 또 모르던 인사이트를 읽어낼 수 있거든요.
앞서 시그널 포착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신다고 했는데, 트렌드 파악을 위한 루틴이 궁금합니다.
일단은 뉴스레터를 많이 구독해요. 제목만 보는 것도 전체적인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그리고 수시로 양질의 팟캐스트를 많이 들어요. 미국은 팟캐스트가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는데, 미국 트렌드를 정리해서 들려주는 양질의 팟캐스트가 많습니다.
제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를 소개하자면, 'Tech Meme Ride Home'에서는 실리콘밸리 테크 뉴스를 파악하고, 'The Best One Yet'으로는 MZ 세대 관점에서 미국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듣고 있어요. 주말에는 이코노미스트나 각종 리포트를 보면서 좀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입력해 두는 편입니다.
혹시 트렌드를 볼 때 주의해야 하는 게 있을까요?
특히 테크 트렌드의 경우, 사람을 배제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굉장히 기술 지향적인(oriented) 관점으로 비치는 게 많거든요. 하지만 결국 기술을 소비하는 건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이 기술에 어떻게 반응할까?' '이 기술이 장기적으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처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 거죠. 테크 쪽에는 테크 맹신자들이 많은 편이긴 합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이게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시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 없이 '이 기술이 전 세계를 바꿀 것이다'처럼 이해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기술은 경제와 함께 굴러가기 때문에 경제의 큰 흐름을 알아야 좀 더 정확히 기술 흐름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거든요. 저희가 미국 주식 정보를 같이 다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1) 기술의 흐름, 2) 사람의 흐름, 3) 경제의 흐름 이 세 가지를 다뤄야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이 이 모든 걸 다각적으로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저희가 대신 콘텐츠로 정리를 해드리는 거고요. 트렌드 속 인사이트를 정확히 이해하실 수 있기 때문에 재구독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그 외 더밀크 콘텐츠는 어떤 점이 다른 콘텐츠들과 차별화된다고 생각하세요?
저희는 독자분들이 자기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요. 매 기사마다 '더밀크의 시각'이라는 코너로 저희가 그 트렌드를 보고 든 생각을 달아두는데요. 사실 이 시각이 틀릴 수도 있죠.
그럼에도 매번 독자분들께 저희 시각을 공유하는 이유는 저희가 먼저 시각을 제시해야 '그건 너희 시각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와 같이 독자분들이 트렌드에 대해 나만의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중요한 포인트죠. 더밀크의 시각이 없으면 그냥 기사하고 똑같지 않을까요? 저희 콘텐츠를 통해 독자가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갖게 되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결국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근원적인 궁금증이 들어요. 트렌드를 아는 게 왜 중요할까요?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AI의 빠른 발전 때문에 내 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일하는 방법 자체도 바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트렌드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된 거죠.
한국에서는 대부분 내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데 실리콘밸리에서는 지금 뒤처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 일자리의 생존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트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모르면 본능적으로 변화 자체를 거부하기 마련이에요. 근데 변화를 모르고 또 거부까지 하게 되면, 새로운 일을 창출하기 어렵고 더 큰 기회도 놓칠 가능성이 있는 거죠. 더 큰 기회를 위해서라도 지금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된 것 같아요.
AI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과도기적인 시기라 변화의 흐름을 바로바로 아는 게 중요하다고 보시는 거네요. 그럼 AI 트렌드에 대해 지금 꼭 알아야 하는 건 어떤 걸까요?
이제 AI는 그냥 트렌드가 아니고, 메가 트렌드입니다. AI가 스팀 엔진, 전기, 수도 이런 인프라급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고, 이미 사이클을 탔기 때문에 쭉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 빠르게 발전할 거고, 사람이 어떻게 대응하느냐 이게 앞으로 되게 중요한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슬프지만, AI로 일자리는 계속 없어질 거예요. 지금도 많은 회사가 AI로 사람을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 더 가속화될 거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곧 AI를 잘 쓰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또 그러려면 트렌드를 잘 알고 있어야겠죠.
또 일잘러에 대한 개념이 바뀌기 때문에 일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잘러'나 성과 측정을 위한 'OKR'도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건데, 요즘은 바뀌고 있습니다. 엔비디아(NVIDIA) 같은 경우는 OKR 같은 게 없어요. 성과 측정을 하지 않는 거죠. 성과 측정은 과거의 성과이고, 앞으로 만들어 나갈 거는 미래의 무언가니까요.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 거죠. "성과 측정할 수 있는 사업은 다 남들이 하는 거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걸(Unknown) 찾아가야 한다"고 할 정도예요.
주요 지표로 보는 시장 점유율도 생각해 보면, 남들 대비 내가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거잖아요. 엔비디아 관점에서는, "왜 남하고 비교될 수 있는 사업을 하냐, 비교할 수 없는 사업을 시작해서 거기로 사람들 끌어오게 해야지"인 거죠.
많은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께서 이런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는 한국에서 일하는 일반 직장인인데, 실리콘밸리 트렌드까지 굳이 알아야 할까?'
우리의 세컨드 라이프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무슨 뜻이냐면, 우리는 지금 퍼스트 라이프를 살고 있는 거고, 세컨드 라이프는 은퇴 후 3~40년인 거죠. 은퇴 시점은 앞당겨지고 있고, 그때 다른 일을 또 하면서 살아갈 준비를 해둬야 하는데요. 대부분 현재도 힘들기 때문에 미래에 어떻게 된다는 생각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 '세컨드 라이프' 하면 파이어족 같은 조기 은퇴나 자영업을 주로 생각하게 되죠. 사실 40대나 50대 모두 팔팔할 때인데,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의 고민은 빠져 있는 거예요. 한국에선 재교육*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것도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 같기도 해요. 미국은 재교육이 활발해서 빠르게 일을 바꾸는 것이 자연스럽고, 세컨드 라이프 시기에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더 넓은 범위에서 상상하고 준비하는 편이거든요.
* 이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자에 대한 교육(교수ㆍ학습). 광의로는 직업상 필요한 숙련된 또는 새롭거나 부족한 직업적, 전문지식,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그래서 트렌드 파악은 갈수록 중요해진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변하는 흐름을 보는 눈이 생기면, 조기 은퇴나 자영업 말고도 인생의 전환점을 기대해 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모바일이 강해지는 흐름을 미리 알았더라면, 카카오 같은 관련 회사나 산업으로 뛰어들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들 있잖아요.
제 생각으로는 지금이 그런 시기일 수도 있어요. AI로 많은 일자리나 회사가 사라지지만, 또 새로운 산업과 직업이 분명히 나타나겠죠. 거기에 우리가 먼저 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에서 매일 접하는 정보 외에도 트렌드의 시작점인 실리콘밸리의 소식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해 둬야 우리의 세컨드 라이프를 더 다양하게 준비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바쁘다면 이거라도!
- 시그널: 진짜 트렌드라는 낌새를 눈치챌 수 있는 신호. 트렌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노이즈'도 있음.
- 기자들도 취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뉴스레터,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항상 많이 보면서 시그널을 포착
- 트렌드는 누구나 예측을 100% 정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이 중요
- 이 시그널이 실제로 사람들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다양하게 예측
- 각 상황에 따라 어떻게 시그널이 변화해 갈 수 있을지 해석
- 반대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함께 고려
- 트렌드는 앞서거나 뒤처지는 것이 아닌 생존의 문제: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