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맥주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신제품을 기획하기 전, 문제 분석부터 제대로 하는 방법
- '전형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맥주와 광고가 탄생한 기획 비하인드
- 한정된 예산과 경쟁이 치열한 시장 돌파에 필요한 건, 현실적인 브랜딩
Interviewee
롯데칠성 주류마케팅본부 맥주 BM팀 이광희 책임 >프로필 더 보기
🗨️ Editor's comment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맥주 광고에선 다 같이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켜고, 특별한 재료와 공법을 사용했다는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그런데 크러시는 우리의 예상을 깨는 광고를 선보였죠.
업계가 해오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었을 텐데요. 왜 이런 도전을 했는지, 롯데칠성 이광희 브랜드 매니저를 만나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퍼블리 독자 여러분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롯데칠성음료 맥주 BM팀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이광희입니다. 입사 후에 영업팀에서 일하다 지금의 마케팅팀으로 이동해 8년째 근무 중이에요. 이번 크러시 맥주는 제품 개발부터 컨셉, 광고까지 담당하고 있어요.
그동안 여러 버전의 클라우드를 선보이다가 이번엔 클라우드가 크게 부각되지 않은 신제품, 크러시를 출시하셨어요. 과감한 결정으로 보이는데, 어떤 배경이 있었나요?
100% 올몰트를 사용한다는 것과 좋은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어요. 다만, 소비자에게는 '클라우드 크러시'가 아닌, '크러시'로 소구하고 있어요.
이런 결정에는 저희가 식당이나 주점 같은 유흥 채널에 영업할 때 인지한 문제가 있었는데요. 기존엔 유흥 채널에 클라우드 오리지널과 클라우드 생드래프트가 같이 들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선 두 종류가 있으니까 각 맥주의 이미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거죠.
사실 국산 맥주 소비자는 '시원하고 청량한 맛'을 선호해요. 그런데 기존 클라우드의 '진하고 풍부한 맛'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소비자로서는 다른 가벼운 맛의 클라우드 제품도 똑같이 진하고 풍부한 맛일 거라고 예상하는 거죠. 영업 측면에서 유흥 채널에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유흥 채널에서 USP*가 보다 확실한 신제품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고객에게 전달되는 상품의 차별화된 특징
그럼 크러시는 유흥 채널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맥주군요? 그 이유도 궁금하네요!
2020~2021년에는 팬데믹이 있었잖아요? 그때는 사람들이 밖에서 술을 마실 수 없으니까 대형마트나 편의점 같은 가정 채널 매출이 높았어요. 그러다 2022년부터 점차적으로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점차 사람들이 다시 밖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유흥 채널의 맥주 시장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최근 많은 맥주 업체가 유흥 채널을 겨냥하기 시작한 게 이런 이유이고요. 저희도 이제 유흥 채널에서 경쟁력을 가질 만한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크러시를 출시했습니다.
맥주 시장 소비자의 특수한 점도 덧붙여 소개해 드리면, 편의점이나 마트와 같은 가정 채널에서 맥주를 구매할 때는 본인의 기호에 따라 맥주를 선택해요. 반면, 유흥 채널에선 기호보다는 습관적으로 마시던 제품을 주문하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회식할 때만 생각해 봐도, 대부분은 알고 있는 맥주를 주문하잖아요? 그런 소비자에게 브랜드력이 약화되어 있고, 제품이 혼재되어 있는 클라우드는 상대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지 못했던 거죠.
기존 제품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서 출시하신 거군요. 브랜드력이 중요한 만큼, 유흥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각인되는 게 중요한 아젠다였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타깃 소비자를 어떻게 정의하셨나요?
전통적으로 맥주의 타깃 소비자를 정의할 때는 성별이나 연령 기준으로 보곤 했어요. 하지만 이번엔 아예 새롭게 접근했는데요. 소비자에게 각인되려면, 일단 새로운 맥주를 시도해 볼 만한 소비자에게 어필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더 효과적으로 새로운 맥주를 알리기 위해 좀 더 구체적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기준으로 소비자를 분석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맥주를 마시고, 언제 맥주를 마시는지,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서는 어떤 맥주를 선호하는지 등 다양하게 분류했죠.
이렇게 분류한 타깃이 요즘 무엇을 좋아하는지, 소비문화는 어떤지, 어떤 마케팅에 조금 더 반응하는지 등을 좀 더 심도 있게 알아보기 위해 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조사도 진행했고요.
그 결과,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고 소셜 미디어 활동이 활발한 2534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설정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액티브 테이커'라는 명칭을 붙였어요. 사실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건 3549 남성인데요, 맥주를 많이 마시지만 뚜렷한 선호도는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맥주를 시도하려면, 새로운 것에 열려있고 활발히 공유하는 '액티브 테이커' 소비자층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이 '액티브 테이커'에게 소구하기 위해 어떤 USP를 밀고자 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