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질문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실리콘밸리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말하는 심미성보다 사용성이 먼저인 이유
- 사용자의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노하우와 시나리오 설정 예시
- 페르소나는 함정이다? 아키타입(archetype)으로 타깃을 정의하는 법
본 콘텐츠는 2022년 05월 발간된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오래 전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나는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처음으로 발을 들인 시점에는 전공을 살려 심미성이 좋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었다. 예쁘고 보기 좋은 디자인 말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존재를 자각하고 만나기 시작하면서, 더는 예쁜 디자인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사용자들의 불편을 개선하는 디자인을 선보일 때마다 쏟아지는 반응을 살펴보면서, 디자인이 지닌 심미성 이상의 역할을 고찰하게 되었다. 이 고민이 나를 더 큰 세계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테크 회사에 입성했다. 현재 내 정식 타이틀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하루는 미팅에서 미팅으로 이어지는 연속이다. 기획과 디자인의 매 단계마다 여러 팀원과 질문을 주고 받고, 사용자를 인터뷰하고, 의견을 나누고, 발표하고, 설득하는 일을 반복한다.
이 모든 의사소통 과정의 최대 목표는 가능한 한 빠르게 디자인 전략의 방향성을 바로잡고 팀원 모두가 만족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있다. 많은 팀원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질문할 때, 불만을 표출할 때, 나는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디자이너로서 각각의 질문에 대답하고, 의견을 조율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어주는 것은 바로 '왜Why'라는 물음이다. 우리는 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가?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이 문제가 어떻게 생겨났는가?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이 프로젝트로 인해 우리의 비즈니스는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이 모든 물음 끝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사용자가 당면한 문제를 파악하는 일
-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일
- 수많은 해결책 중에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가짓수를 좁혀 나가고 검증해 나가는 일
- 그리하여 사용자와 비즈니스에 이익과 가치를 제공하는 디자인을 서비스하는 일
이 모든 일이 바로 내가 하고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일이다. 작은 버튼의 색상을 바꾸는 정도로 간단한 일에서부터 수십 가지 스크린을 새롭게 개발하는 장대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거치지 않는 일은 없다.
한국에 있는 많은 기획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 이들이 하는 일이 실리콘밸리의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한국의 많은 개발자나 기획자와 일의 본질이 닮아 있다. 결국 우리는 모두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