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려운 숙박 예약이라니!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수학여행의 메카였던 유스호스텔의 대변신!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아도 줄을 서는 월악산 유스호스텔의 리브랜딩 전략
  • '올해는 꼭 예약을 하겠어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예약 전쟁을 이끌어낸 월악산 유스호스텔의 노하우와 디테일

[인사이드 호텔 인사이트]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CHECKIN

브랜드 디자이너 출신, 현재는 호텔 추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호텔 인사이트 기록자

호텔을 세우겠다는 꿈을 위해 수많은 호텔을 돌아다니며 글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약 150군데 호텔에 체크인했는데, 이런 곳은 또 처음이었다. 수학여행 때나 가던 유스호스텔인데 한눈에 봐도 힙했다. 가보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던 유스호스텔의 모습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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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업계에서는 객실 가동률이 70% 이상만 되어도 '괜찮다'라고 본다. 이 70%를 만들기 위해 마케팅에 수백에서 수천의 비용을 사용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기획해 투숙객을 모은다. 그런데 이곳은 자신들의 활동을 공격적으로 알리고 있지 않음에도 매월 1일 예약창이 열리면 금새 예약이 마감된다.


'완판'은 평일, 주말 가리지 않는다. 작년 10월부터 이곳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쭉 그랬다. 위치는 심지어 충북 제천에 있는 월악산. 서울에서 차량으로 이동 시 최소 3시간 30분 거리. 게다가 이들은 인스타그램만으로 예약을 다 채워버린다. 호텔 공식 계정은 정말 키우기 어렵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이들은 최근 1년 사이에 2만여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인스타그램 피드의 반응이다. '올해는 꼭 가고야 말겠어요!'라는 댓글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예약전쟁이 치열하다는 뜻. 그런데 이들을 심층적으로 다룬 콘텐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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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들의 비결은 대체 뭘까. 호텔을 세우는 게 꿈인 나로서는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들의 비결을 듣기 위해 직접 월악산 유스호스텔에 투숙을 하면서, 관계자분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리브랜딩을 코앞에 앞두고 막막한 브랜더분들부터,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를 감도 높게 알릴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마케터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아티클로 정리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기 앞서, 이들의 과거를 이해해야 리브랜딩 전체 과정을 이해할 수 있으니 잠시 9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겠다.

스물한 살이 된 유스호스텔, 변신을 결심하다

월악산 유스호스텔은 1999년 설립되어 '유스호스텔'의 기능적인 면에 충실해왔다.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에 따르면 유스호스텔이란 '청소년이 자연에 친숙해지고 건전한 야외활동을 갖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숙박시설이며 적극적으로 자연과의 사귐을 촉진하는 곳'이라 한다. 그래서 실제로 학교·교회·학원 등 학생 단체 고객이 주를 이뤘다고.

 

여기서 '야외 활동'이란 말을 주의깊게 살펴두자. 이들이 리브랜딩을 할 때 아주 중요한 키워드로 활용 되니 말이다. 

 

월악산 유스호스텔은 바로 앞에 커다란 충주호를 끼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 월악산 능선을 양팔 벌려 품에 안고 있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가 12월이었는데, 그때의 그 절경은 잊을 수 없다.

 

특히 낮에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암, 누구든 이런 전망을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있으면 잡념과 스트레스가 녹아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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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궁금했다. 1999년도 이후 계속 운영해왔던 곳이 왜 2021년에 다시 태어나게 되었을까.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걸까.

🏢브랜드 담당자: 세상은 빠르게 바뀌어갔지만 월악산 유스호스텔의 모습은 그대로였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들이닥치면서 국내 여행의 수요가 급증하고 자연과 가까이하는 아웃도어 활동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기울기도 했었죠.

월악산 유스호스텔에서는 정말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눈앞에서 만끽할 수 있는데 이걸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이 딱 리뉴얼을 해야 할 타이밍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회사에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그리고 흔쾌히 받아들여져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땐 몰랐죠. 리브랜딩에 어떤 험난한 여정이 있을지 말이죠. (웃음)

생각해보면 사람도 그렇다. '나'라는 정체성은 달라지지 않지만 생각도 모습도 나이에 따라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경험을 한 만큼 사고관, 가치관도 바뀌기 시작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를 보면 현 시대정신에 적절히 어우러지게 C.I와 B.I에 변화를 준다. 비주얼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운영 방침부터 고객 커뮤니케이션에도 변화를 주며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이어간다. 그러나 본질만큼은 끝까지 고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