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휘둘릴 때, 번아웃은 찾아온다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내가 나를 돌보는 힘, 생활력을 관찰하고 키우는 간단한 노하우
  • 하루하루가 노잼이라면? 생활 속 작은 기쁨을 늘려나가는 방법
  • 번아웃을 예방해주는 '생활력 트래커' 작성법&🎁PDF 템플릿 제공🎁

저자 이주화

7년 차 콘텐츠 기획자 & 8년 차 커리어 코치 > 프로필 더 보기

사람뿐 아니라 일도 갑질을 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원인은 자신한테 있습니다. 겪어 본 사람은 공감하실 텐데요. 저는 '인생의 모든 재미'를 오로지 일로 채우다가 일의 갑질에 휘둘리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주도권을 제가 아닌 일이 쥐고 흔들었습니다. 일이 갑이 되고 제가 을이 되었습니다. 결국 번아웃이 찾아왔죠.

 

나한테 번아웃이라뇨? 몹시 억울했습니다. 저는 일하는 게 재미있어서 일하는 걸 즐겼을 뿐이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불평 한 번 없이 그저 묵묵히 맡은 일을 해냈을 뿐이었어요.

 

나중에는 자책을 하게 되더군요. 미련하게 일만 했던 과거의 나를 모질게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다 저의 잘못된 선택 때문인 것 같았거든요. 자신을 비난하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내 덤볐습니다. 마음이 다치는 줄도 모르고 말이죠.

 

내 생활이 있어야 일도 있다는 것

지친 저를 일으키려면 잘 쉬어야 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금방 괜찮아질 거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샤워를 시켜야 했고, 단 5분을 걷더라도 산책을 권해야 했습니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명상을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또 매일을 기록하면서 저는 조금씩 나았습니다. 자신을 살뜰히 돌보면서 무기력의 늪에서 벗어났고, 또한 번아웃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번아웃을 겪고 중요한 건 '생활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제가 이야기하는 생활력은 '나의 생활을 돌볼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생활력이 있어야 내가 '나'로 존재하면서 원하는 모습의 '나'로 살아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생활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매일이 달라진다는 것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나를 잘 돌보는 일은 소진된 에너지 즉, 생활력을 충전해주는 일이다'라는 단순한 이치를 터득하기도 했어요.

 

생활력을 관리하면 사는 게 한결 간단해집니다. 매일 나의 생활력을 점검하고, 나를 잘 돌보기 위해 〈생활력 트래커〉를 만들었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 에너지가 바닥나버려 또다시 번아웃이 찾아오는 일만큼은 막고 싶었거든요. 생활력을 점검하는 일에 최소한의 에너지를 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생활력 트래커〉를 개발했어요.

  • 첫째, 5분 내외로 생활력 점검이 가능하도록 사용법이 간단할 것.
  • 둘째,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
  • 셋째, 회고와 계획이 동시에 가능할 것.

저는 생활력 트래커를 꾸준히 활용하면서 이런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1. 내 생활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 나 자신과 친해진다.

"내가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살았다니!" 〈생활력 트래커〉를 작성하고 처음 든 생각이었어요. 쓸 데 없는 일에 에너지를 소진하는 빈도가 높다는 걸 눈치챘죠. 내가 오늘 하루 왜 피곤했는지, 왜 '노잼'이었는지에 대한 이유도 명확해지더라고요.

 

트래커를 사용하면 막연하고 희미했던 내 생활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하루의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는 것만으로 말이죠. 나아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가 소진되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런 때는 각별하게 저를 챙기려고 노력해요.

2.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 결정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확연히 줄어든다.

트래커를 쓰다 보면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또한 나의 생활력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도 골똘히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하면서까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생활력 트래커〉를 쓴 후, 더 이상 결정하는 데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게 되었어요. 저는 '충전되는 일인가? 소진되는 일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과거의 저는 'NO'를 외치는 게 미안해서 어쩔 수 없이 'YES'라고 답할 때가 많았어요. 이제는 아닙니다. 죄책감 없이 'NO'라고 외쳐요. 소중한 생활력을 흥청망청 써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3. 더 이상 휴식을 거부하지 않는다. → 불안감 없이, 나를 돌보는 일을 매일 실천할 수 있다.

저는 혹독한 번아웃을 겪었어요. 번아웃을 방치하다 희소병 환자가 되었거든요.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몸이 아프다는 걸 인지했죠. 더 심각한 건, 쉬어야 한다는 처방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휴식을 밀어내며, 불안에 떨었다는 겁니다.

 

'휴식=나를 돌보는 일=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나니, 더 이상 쉬는 일을 외면할 필요가 없었어요. 〈생활력 트래커〉를 사용하면서 큰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매일 저를 돌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너지 깜냥 내에서 활동했고, 충전되는 일의 횟수를 늘려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