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러 온 건지, 회의를 하러 온 건지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나와 동료의 시간은 금이다! 시간 낭비를 막는 회의 진행 3단계
  •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은 회의를 만드는 깨알 팁 + 회의 공지, 회의록 공유 노하우
  •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회의 진행 스킬 (feat. 늘어지는 시간, 반박하는 사람들)

저자 박은혜

스타트업 브랜드전략팀 팀장 / 식품업계 8년 차 기획자 > 프로필 더 보기

월요일 아침 주간 회의 시간, 각자의 지난주 실적과 달성률을 보고하고, 금주 계획을 공유한다. 화요일 오후, 마케팅팀에서 갑자기 미팅 요청이 온다.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참석한다. 수요일 오전, UI/UX팀에서 홈페이지 개선과 관련한 미팅을 요청한다. 목요일 퇴근 전, 상무님의 긴급 호출로 팀 전원이 모인다.

우리는 이렇게 정기·비정기 회의와 미팅을 한 주에도 수차례 진행한다. 기업이 크건 작건 비슷한 양상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업 규모나 구성원 성격과 관계없이 동일한 불평이 나온다는 점이다.

"갑자기 왜 모이라는 거래?"

"아니, 그래서 회의의 결론이 뭐야?"

"회의는 시간 낭비야. 이 시간에 일을 했으면 퇴근이라도 빨리하는 건데."

회사 분위기와 문화가 전혀 다른 기업끼리도 회의에 대한 불만은 비슷하다. 그런데 불평의 유형이 같다면 해결책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먼저 회의에 대한 불만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자.

✅ 회의가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는 이유 3가지

  • 1. Why: 왜 모이는 것인지 모른다(회의 목적의 부재)
    • 영문도 모르는 채 갑자기 불려갔을 때
    • 정기 회의라 참석은 했지만 목적·어젠다 공유 없이 모였을 때
       
  • 2. How: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른다(회의 진행을 위한 히스토리와 공감대의 부족)
    • 진행자가 밑도 끝도 없이 본론부터 이야기함. 상황도 모르는 채로 눈치만 보다 회의 끝났을 때
    • 유관부서 담당자 간 R&R이나 기본적인 업무 히스토리 숙지가 안 되어 있을 때
       
  • 3. What: 회의 끝! 그런데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른다(액션 플랜의 부재)
    • 서로 연설만 할 뿐 결국 그 일을 누가 해야 할지 누구도 결론을 제시하지 않을 때
    • 회의 내용을 텍스트로 정리해 공유하지 않았을 때

모르긴 몰라도, 회의에 대한 불만은 거의 위의 3가지 분류 중 하나에 속할 거로 생각한다. 직장인에게 시간은 금이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회의, 대체 필요하기는 한 걸까?

 

사실 회의를 안 하면 가장 좋다. 회의가 적을수록 개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오늘의 칼퇴 가능성을 1%라도 올릴 수 있다. 우리는 회의의 목적부터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회의는 왜 하는 걸까?

  • 1)메일, 메신저, 콜 등 1:1로 논의하기에는 업무 당사자가 너무 많거나 (인적 효율)
  • 2)여러 번 핑퐁 하는 것보다, 회의 한 번 하는 게 더 빨리 업무 효율을 높여주거나 (시간 효율)
  • 3)프로젝트의 시작·중간·끝 지점에서 담당 간 업무적인 친근감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일스톤)

회의가 정말 필요한지부터 판단하자

회의를 하려고 할 때, 위 1)~3)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위의 3가지 분류에 속하지 않는다면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없다.

 

여섯 명이 30분 동안 회의를 하면, 회사 관점에서 소비 시간은 총 180분, 즉 3시간이다. 우리는 30분의 회의를 3시간이라는 기회비용만큼 가치가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회의 진행자 혹은 주최자가 그 기회비용을 책임져야 한다. '모두에게 남는 게 있는 회의'를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자.

‘남는 게 있는 회의’를 만드는 3단계 법칙

"나에게 당연한 것은 남에게 당연하지 않다"

갑자기 이게 무슨 꼰대 같은 말이냐고? 방법론을 배우기 전에, 먼저 가져야 할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이 태도를 기본으로 깔아두지 않으면 어떤 방법론이든 와닿지 않고, 공감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회의감이 들면서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됨?") 것이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 퍼블리까지 보고 있는 당신은 이미 회사 상위 10%의 인재다. 대부분 직원은 흘러가는 대로 고민 없이 회사에 다닌다. 지치지 않으려면, 이러한 '내려놓기' 마인드를 먼저 가지자.

 

1단계: 회의 시작 전! 주제가 아닌 목적을 알리자

"회의 어젠다 공유는 당연히 하는데요?"라고 답하신 분께는 이렇게 말씀드리겠다. 회의의 주제(agenda)와 목적(purpose)은 엄연히 다르다고.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언뜻 보면, 첫 번째 예시도 목적 같지만 내용이 막연하다. 회의 한 번으로 한 달 치 영업 전략이 뚝딱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영업 전략은 배경지식에 불과하고, 그래서 이번 회의에서 당장 얻고 싶은 결과물이 무엇인지, 회의의 목적을 공유해야 한다. 주제만 공유받으면 1)필수로 참석해야 하는 담당자를 알기 힘들고, 2)따라서 의사결정자 배석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1)필수 참석자의 경우, 같은 11월 영업 전략이라고 할지라도 A·B·C 채널 등 채널별 담당자가 다를 수 있으나, 기입되어 있지 않아 한 번 더 물어봐야 한다. 반면 '목적 회의'에서는 A 채널이라는 명확한 채널 및 마케팅·IT팀까지 정확하게 제시되어 있어 헷갈릴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