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이 힘든데, 집이라고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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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아티클은 2022년 11월 발간된 〈채용 트렌드 2023〉의 본문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 콘텐츠 발행일: 2022.12.21

일을 잘하지 못해서 회사 생활이 힘든데, 집에 가서 쉰다고 행복할까요?

이제 워라밸을 넘어 워라블의 시대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 즉 워라밸은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워라블은 '워크 라이프 블렌딩(work-life blending)'의 줄임말로 일과 삶을 적절히 섞는다는 뜻이다.

 

코로나 이후 기업마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실 공간과 개인 생활을 보내는 집의 개념이 모호해졌다. 이에 '집(home)'과 '사무실(office)'를 합친 '홈피스'라는 말이 등장하는 등 일과 삶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일과 삶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얼마나 일치하는가가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워라하(Work-Life Harmony)', 일과 삶을 통합하는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 일과 삶을 섞는 '워라블(Work-Life Blending)' 등 일과 생활이 어우러지는 삶을 추구하는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최근에는 삶이 일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워라엔(Work-Life Enrichment)'까지 등장했다. 

 

워라밸이 일과 삶을 별도로 구분해서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면, 워라블은 일을 통해 삶의 가치를 구현하려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정시 퇴근을 보장받는 워라밸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Z세대는 일과 삶이 섞이는 워라블을 추구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퇴근 후 업무에서 벗어나 가사나 육아에 에너지를 쏟았다면, Z세대는 퇴근 후 자신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다.

 

Z세대는 일을 단순한 경제 활동 수단으로 여기기보다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이를 통한 가치 실현 및 성장의 계기로 여긴다. 과거에는 칼퇴근과 동시에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재택근무 등 코로나로 업무 환경이 바뀌면서 일과 삶을 별도로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좋아서 일했는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돈을 받은 만큼만 일하게 되기 쉽다. 스스로 일에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워라블은 일과 삶을 적절히 혼합함으로써 좋아하는 일을 통해 자아실현의 기쁨을 추구한다. 단순히 '일=스트레스'라고 도식화하면 금방 지치게 된다.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워라블 시대, 어떻게 해야 할까? 

일과 삶은 하나 ‘워라블’의 특징

1. '조용한 사직' 열풍 

미국 청년 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은 '주어진 것 이상으로 일을 더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를 가리켜 "직장인이 개인 생활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했다.

* 관련 기사: "'Quiet quitting' isn't really about quitting. Here are the signs." (The Washington Post, 2022. 08. 21)

 

게다가 비대면,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일과 생활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은 이제 무의미해졌다. '이럴 바엔 차라리'라는 마인드가 젊은 세대 직장인에게 널리 퍼져 있다. 무조건 오후 6시에 퇴근해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더 '나다운 삶'을 추구하는 게 바로 워라블이다. 

 

2. '덕업일치'와 '프로추어' 전성시대

영화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는 공학도 출신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로, 재미있는 SF소설을 찾아보다가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좀처럼 찾을 수 없자 급기야 직접 소설 쓰기에 착수, 2009년 99센트짜리 웹 소설로 출간한 〈마션〉이 뜨거운 반응을 얻자 전업 작가로 변신했다.

 

이른바 '덕후' 전성시대다. 최근까지도 '오타쿠'라는 단어에는 부정적 시선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덕질하는 이들이 능력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덕질'과 '직업'이 일치되는 '덕업일치'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