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되고서야 알게 되는 인사평가의 무게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구체적인 평가 기준으로 팀원의 능력을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노하우
  • 정성적이라 측정이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데이터화 하는 방법 (feat. 페르미 추정법) 
  • 정량적 인사평가를 통해 팀원도 인정하는, 신뢰받는 팀장이 되는 법

저자 차준영

프롬투 데이터시퀀스그룹 그룹장 > 프로필 더 보기

저는 전임 팀장의 퇴사로 갑작스레 팀장의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팀원들과의 관계 역시 한순간에 평가자와 피평가자로 변했습니다. 제가 팀원으로서 쉬이 뱉었던 말과 글이 팀장이 되면서 꽤 무거워졌음이 느껴졌고요. 이후 팀원들 역시 제게 하는 말을 신경 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공식적으로 '팀장'이 되었지만, '팀장'이라는 호칭이 수개월 동안 입 밖으로 나오지 않던 팀원도 있었고, 갑자기 말수가 줄어든 팀원도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밝히지만 저 역시 어느 순간 불편한 마음에 점심을 따로 먹은 날도 있었습니다. 관계와 행동의 변화가 서운하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그 서운함과 아쉬움마저 팀장의 업무이며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제 팀장 히스토리가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가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팀장이 된 순간부터 객관적인 시각으로 팀원들의 성향과 능력을 분석하고 평가해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섰습니다. 서운하고 아쉬웠을지언정 팀장의 무게는 결코 가벼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정은 접어두고 어떻게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 잠깐! 팀원 능력 수치화 예시 표 미리보기 

 

'삐빅- A 팀원의 능력치는 3,500입니다'

제가 그랬듯, 이제 막 팀장이 되신 분들은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팀원을 한 명씩 떠올리면서,

  • 개개인이 어떤 사람이고,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기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며
  • 어떤 업무 난이도를 통해 능력을 배양시켜야 할지 말입니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이 아티클을 읽는 동안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의 끝에 팀원의 업무를 '수치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치화'라는 단어가 차갑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조직 관리, 특히 인사평가에서의 수치화는 단순히 능력을 점수화해서 '평가'하는 목적을 넘어, 조직과 조직원의 성장을 돕는 기준이 됩니다. 나아가 팀원과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 세워지면 업무 동기부여에도 도움을 줍니다. '수치화'는 생각보다 따뜻한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 인기 만화였던 드래곤볼에서 나왔던 전투력 측정기처럼 팀원들의 능력을 숫자로 정량화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방식이 되었든, 정성적인 개인의 능력을 정량화할 수만 있다면 더욱 체계적인 조직 관리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정성적 능력의 정량적 평가가 필요한 이유

조직 관리에서 '인사평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개개인의 능력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야 하는 팀장의 기본 역할마저 이행하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팀원의 신뢰를 얻기도 어렵죠.

 

평가는 크게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량적 평가는 매출 달성률이나 미팅·교육 참여 횟수 등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정성적 평가는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이나 팀워크 기여도와 같이 일반적으로 조직장의 '감'의 의존해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직관적으로 높낮이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논란이 되기 쉬운 항목입니다.

 

평가뿐 아니라 전체 조직 관리를 위해서도 정성적 항목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항목을 수치화하는 것은 어렵지만 최대한 정량적인 근거를 통해 수치화하는 능력이 팀장에게 필요합니다.

 

정성적 평가의 기준이 팀장의 '감'이나 '마음'이 되면, 조직 관리를 하는 팀장은 인사평가자로서 권력을 얻지만 팀원의 신뢰를 잃고 나아가 사람을 잃습니다. 물론 조직도 굳어지면서 성장동력마저 잃을 수 있죠. 의욕과 비전이 없는 팀을 상상해 보세요. 정량적 인사평가와 조직 관리는 결과적으로 팀장과 팀원 모두에게 유익한 방법입니다.

인사평가의 기준 세우기 (with. 페르미 추정법)

페르미 추정은 기초 지식과 논리적 추론으로 짧은 시간 안에 근사치를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정답이 아닌 '근사치'를 '추정'해 답을 내는 것이죠.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페르미(Enrico Fermi, 1901~1954)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습니다.

 

페르미 추정법이란? 

다시 돌아가서, 우리는 측정하기 어려운 정성적 능력을 정량화하는 인사평가에 페르미 추정법을 도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팀원들의 〈업무 적극성〉 항목에 등급을 매겨야 한다고 해 보죠. '적극성'이라는 것은 성격적 요소로 업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하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성격을 토대로 팀원들의 점수를 평가해야 한다니, 난감한 항목이 따로 없습니다.

 

인사평가에 있어 페르미 추정법을 위해서는 팀원 행동에 대한 근거 자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행동 자료를 토대로 우리는 A 팀원보다 B 팀원이 좀 더 업무에서 적극적이었다는 논리적 추론을 만들어야 합니다.

 

P.S.I. 워크 플로우*에 맞춰서 진행하면 좀 더 체계적으로 정량적 인사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P.S.I. 워크플로우 : 조직 관리를 정량화하는 업무 프로세스로 Principle - Standard - Inference 단계를 거칩니다. 

✅ 정량적 인사평가를 위한 3가지 선행조건

  • 1. Principle: 조직에 중요한 원칙을 선택한다.
  • 2. Standard: 원칙마다 평가 기준을 선정한다.
  • 3. Inference: 원칙과 기준에 맞춰 정성적 항목을 정량 추론한다.

기업에는 인사평가의 기준이 존재합니다. 범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도구로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s), KPI(Key Performance Indication),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등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되었든 기업 내부에 직원을 평가하는 어떤 성과 관리 체계가 있을 것입니다. 기업에서 활용하는 성과 관리 항목을 중심으로 P.S.I 원칙과 평가 기준을 변형해 정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Principle: 조직에 중요한 원칙에 맞춰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매출과 같은 정량적인 항목의 경우 이미 결괏값이 수치화되기 때문에 기본으로 가져가면 됩니다. 페르미 추정법을 통한 인사평가는 정성적 항목에 한하는데요. 정성적으로 구분된 항목에 조직에 중요한 원칙에 따라 우선순위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성과 관리 항목 중 업무 적극성과 내부 커뮤니케이션 항목이 있다면 더 중요한 순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하면 됩니다. 성과 관리 체계의 비중을 따라 우선순위를 부여해도 되고, 팀의 업무 성격과 특성에 맞춰 중요한 원칙에 우선순위를 매길 수도 있습니다.

2. Standard: 원칙마다 평가 기준을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