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는데, 왜 계속 힘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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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친 인정 욕구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3가지 신호
  • 저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인정 욕구에서 벗어나는 3단계
  • 회사가 아닌 '나'를 중심으로 두기 위해 꼭 갖춰야 할 마인드셋

저자 이규현

금융권 법인 영업과 마케팅 기획자를 거쳐 지금은 사내벤처 대표 >프로필 더 보기

회사를 다닌 지 8년이 조금 넘었을 무렵, 나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그 시련은 회사원 3년차 신드롬이 늦게 온 것도, 이직에 대한 고민도 아닌 고작 골프장 예약 업무였다. 특정 시간에 오픈하는 예약을 해내기 위해 수많은 경쟁자들보다 빠른 클릭 솜씨를 발휘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는 번번이 예약에 실패했고, 업무를 지시한 임원은 날 불러 이렇게 말했다.

이 과장의 클릭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면 되겠나?

생각할수록 헛웃음이 나왔다. '클릭 역량'이라니... 난 어디까지 경쟁하고 얼마나 역량을 키워야 하는 걸까? 클릭 역량마저 최고가 될 때까지 열심히 일하면 행복해지는 걸까? 업무에 몰입하는 순간이 주는 만족감, 프로젝트 성공이 주는 성취감, 내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느낌, 동료애, 돈, 승진 등 열심히 일해야할 이유는 많지만, 열심히 하면 할수록 난 힘들어졌다.

 

왜 회사 생활이 힘들까? 불합리한 조직 문화나 상사의 부당한 피드백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맡은 업무를 할 만한 역량이 갖춰져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음에도, 그리고 외부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에도 계속 힘들다면, 내 안에 있는 '인정 욕구'가 원인일 수도 있다.

 

인정 욕구란 자신의 가치를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여 칭찬을 받고 싶은 욕구다. '나'가 아닌 '너'가 중심이 되는 욕구로 타인의 기준에 부합하는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만 충족할 수 있다.

 

적당한 인정 욕구는 자신과 공동체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인정 욕구'의 충족이 회사 생활의 목적이 되었을 때 발생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혹시 내 책임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면 당신은 인정 욕구 때문에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정 욕구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결하지?'를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나에겐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없다. 나는 기껏해야 자기 자신 정도만 바꿀 수 있는 존재다. 1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남 탓을 했다. 타인에게 머물던 시선을 나에게 옮기는 순간, 인정 욕구가 날 힘들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정 욕구에서 벗어나기'가 내 회사 생활을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변화였다. 그래서 인정 욕구가 날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보았고,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그 발버둥의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지나친 인정 욕구가 불러오는 3가지 위험 신호

지나친 인정 욕구를 가지게 되면, 상사의 인정이 회사 생활의 목표가 되어버린다. '나 자신'보다는 '상사의 의도'가 중요해지고,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상사가 원하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인정 욕구는 내 인생을 살기도 벅찬 나날을 남의 인생으로 살게 만든다.

 

1) 인정 욕구는 '척'하게 만든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다 된 '척'하거나 모르는 일을 잘 알고 있는 '척' 답변한 적이 있다면 내 안에 인정욕구가 가득하다는 증거다.

 

이 과장은 계약서를 변경하고 변경된 내용을 관련자에게 안내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변경된 계약서가 적용되기 하루 전, 관련 부서 차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차장님: 이 과장, 계약서 변경되는 거 있어?

이 과장: 네. 내일 적용됩니다.

차장님: 그래? 난 안내받은 게 없는데?

이 과장: 네? 그럴 리가 없는데...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확인해 보니 관련 부서 담당자를 수신인 리스트에서 빼놓는 실수를 저질렀다. 사전 안내 없이 당장 내일부터 기존 계약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영업 채널에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이 과장은 순간 '어떻게 하면 내 실수를 팀장님이 모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보낸 메일함에는 있지만 시스템 오류로 가지 않았다고 할까? 보냈는데 그쪽에서 보지 못했다고 할까? 아... 이건 무조건 걸리겠구나…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안 순간 바로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가 될 만한 계약 건을 체크하고, 현장에 커뮤니케이션했다면 항의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과장은 이 일로 인해 자신의 떨어질 평판과 상사가 가질 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생각했고, 내 실수가 아닌 '척'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정 욕구는 나를 아는 척, 다 된 척, 내 실수가 아닌 척하게 만든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못하는 일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척하는 사람이 아니다.

 

2) 인정 욕구는 중요한 일을 모르게 만든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 일 저 일이 계속해서 끼어드는 날이 있다. 차장님이 부르고, 팀장님이 부르고, 전무님이 부른다.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앞서 말했던 골프장 예시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팀장님은 일주일 후에 있을 디지털 전환 과제에 대한 보고 자료 초안을 달라고 하셨고, 전무님은 골프장 예약을 지시했다. 당연히 디지털 전환 과제가 중요하지만 난 전무님의 인정이 더 중요하므로 골프장 예약을 우선순위로 해서 일을 진행한다. 하지만 팀장님께도 인정받아야 하므로 야근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