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엔 버거운 업무들, 어떻게 해야 할까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대체 일머리는 어떻게 키우는 거야? 업무 센스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
  • 업무량을 줄일 수 없다면? 업무 시간을 줄이고 질을 높이는 3가지 노하우
  • 6년 차 서비스 기획자가 경험으로 체득한 압축적으로 일하는 법

저자 남윤정

IT 스타트업 6년차 서비스기획자 겸 PM > 프로필 더 보기

출처 : 남윤정 / 제작 : 퍼블리

상단의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좋든 싫든 당신도 3인분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3인분 딜레마'란 무엇일까? 이 단어의 유래에는 나의 웃픈 비화가 있다.

🙋‍♂️ 케빈: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 넬리, 아까 시키신 저녁식사 왔네요! 

🤷‍♀️ 넬리: 네, 주문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왜 3인분이 왔어요? 

🤷‍♂️ 케빈: 아까 3인분이라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 넬리: 아, 음식 말고 이 업무에 적어도 3명은 필요하다는 뜻이었어요...

결국 나는 이날 3인분의 돈가스를 모두 먹어 치우고 3인분의 야근을 했다. 

 

이 사건 이후로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3인분 딜레마'라는 단어를 썼다. 3인분 딜레마는 '한 사람이 3인분을 담당해야 업무가 돌아가는 상황'을 말한다. 위와 같은 상황은 대개 개인의 노력이나 역량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해당 업무의 성격이나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딜레마라 불린다.

 

나는 지난 6년간 3인분 딜레마에 대항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가장 크게 도움을 받은 것이 바로 '일머리'라고 불리는 업무 센스를 키우는 것이었다.

 

이 글에서는 내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업무 센스 3가지를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한다. 이 글이 3인분 딜레마에 대항하는 실무자들의 긴 여정에 한 스푼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센스로 업무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모든 일은 그 일에 충분한 업무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만족스러운 결과물과 성과를 내는 능력이 바로 '업무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과 사람이라는 한정된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절대적인 업무의 양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이것이 바로 3인분 딜레마의 근원이다.

 

업무 센스 그래프. 출처 : 남윤정 / 제작 : 퍼블리

업무 센스를 표현한 위 그래프를 살펴보자. 그래프의 영점을 기준으로 오른쪽 상단으로 갈수록 '적절한 업무 환경'이 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향으로 갈수록 실무자 본인의 역량에 맞춰 적절한 업무 시간이 주어지고, 업무의 질을 관리하기 쉽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이런 이상적인 업무 환경과 거리가 멀다. 우리는 보통 영점 아래의 위치에서 시작해서 그래프 속 갈색 화살표를 따라 우상향으로 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물리적인 업무량을 줄이거나 업무 시간을 더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주어진 업무량을 줄일 수 없거나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없다면, 어느 정도 업무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절약하도록, 즉 업무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일머리, 즉 업무 센스를 개발하는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개인의 실무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업무의 질을 올리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본질적인 업무 능력과는 별개의 '센스'를 발휘하며 이런 고충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고자 했다. 당장 이 딜레마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 딜레마 속에서도 하루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해야만 하니까.

 

3인분 딜레마 구간에 있는 초록색 글씨들은 내가 갈고닦아 온 업무 센스 중 일부이다. 그들의 위치는 나의 주관적 생각을 바탕으로 도움의 영역을 표시한 것이다.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내게 업무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보다는 업무의 질을 올리는 데 더 큰 도움을 주었다. PM인 내겐 팀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소통하는 일은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하는 업무 행위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최고 효율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내기 위해 관련 업무 센스를 키울 필요가 있었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금까지 쌓아 온 나만의 업무 센스가 있을 것이다. 한 번쯤은 위의 그래프처럼 나만이 가진 업무의 감각들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힘을 길러보기를 추천한다. 위의 업무 센스 중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들은 다음의 3가지이다.

  • 💬 서포트 끌어오기: 선행자료, 선임의 조언, 다양한 형태의 자원을 이용해 내 업무에 도움을 받는 방법. 0~1년차 주니어에게 추천.
  • 📚 그룹핑: 업무 간 유사성을 포착해 타 업무를 활용하거나 묶어서 함께 처리하는 방법. 밀도 높은 업무를 위해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무자들에게 추천.
  • ⚾️ 볼 던지기: 업무를 적임자에게 이관하거나, 업무를 되돌려보내는 방식으로 시간을 버는 방법. 업무에 숙련되어 있고 팀과 팀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실무자 또는 관리자들에게 추천.

서포트 끌어오기: 신입 사원의 바이블

🤷‍♀️ 넬리: 뉴비, 기안 작업은 잘 되어가나요?

🤦‍♂️ 뉴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 넬리: 평소 뉴비의 작업 속도라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다른 문제라도 있었나요?

🤷‍♂️ 뉴비: 기획은 다 됐는데, 문서 틀을 잡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