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을 사로잡는 PPT 발표는 인트로와 마무리가 다르다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마음을 움직이는 PPT 발표의 비결은 뭘까? PPT 발표할 때 놓치기 쉬운 인트로와 마무리 기획법
  • 활용도 200%의 인트로 기법 11가지 효과적인 마무리 유형 4가지
  •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PPT 발표 대본 예시

저자 한소하

사이드잡스 대표. 직장인을 위한 PPT 활용법, PPT 발표 노하우를 나눕니다. >프로필 더보기

 

[기회를 잡는 프레젠테이션의 디테일]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이야기는 대개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가집니다.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디일까요? 발표에서 전달해야 할 주요 정보와 주장이 담긴 '본론'을 첫 번째로 꼽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은 우문입니다. 셋 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셰프가 정성 들여 준비한 코스 요리를 떠올려 보세요. 훌륭한 코스 요리의 주인공은 메인 디시만이 아닙니다. 

 

셰프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시, 디저트 등 코스를 이루는 모든 요리의 조화를 고려합니다. 애피타이저가 있기에 메인 디시의 맛이 더욱 살아나고, 여기에 마무리 디저트까지 더해져야 코스 요리가 선사하는 미각적 경험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프레젠테이션도 똑같습니다. 본론이 핵심이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청중에게 본론부터 들이밀면 탈이 나기 마련이죠. 물 한 잔 안 주고, 기름진 메인 디시부터 입안 가득 욱여넣으려는 것과 같달까요? 맛을 충분히 음미할 수 없을뿐더러 당혹감에 반발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관점에서 보면 청중이 프레젠테이션에 귀기울일 마음의 준비와 경청한 바를 정리할 시간을 뺏는 것입니다. 그러니 메시지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핵심 정보가 제대로 기억에 남지 않게 되죠. 합의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반감을 부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인트로과 마무리를 소홀히 하는 실수는 실전 프레젠테이션에서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여러분이 보았거나 했던 프레젠테이션의 시작과 끝을 떠올려보세요.

 

인트로와 마무리로 청중의 뇌리에 박혀야 한다

여러분은 프레젠테이션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열고 마무리하시나요? 혹시 이런 멘트로 시작하지 않으시나요?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트로에는 의례 다음과 같은 마무리 문구가 세트로 따라옵니다.

이상으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이죠? 그런데 프레젠테이션의 시작과 끝을 이렇게 틀에 박힌 멘트로 대충 때우기엔 인트로와 마무리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기억에 가장 잘 남는 부분일 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결정짓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 용어 중 '초두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주어지는 정보일수록 머리에 더 잘 각인되고, 그 이후에 입력되는 정보를 해석하는 데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소위 말하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개념이죠. 

 

또, 가장 마지막에 입력된 정보나 최근에 얻은 정보일수록 기억되기 쉽습니다. 이를 '최신 효과'라 부르는데요. 시험을 보기 직전까지 노트를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되실 거예요. 특히 최신 효과는 행동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한소하

정리하면, 발표자는 본문이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정작 청중의 기억에 강렬히 남는 부분은 인트로와 마무리입니다. 따라서 청중의 집중력을 높이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시작과 끝을 보다 전략적으로 구상해야 합니다. 

인트로와 마무리가 PPT 발표에서 담당하는 역할

효과적인 인트로와 마무리를 기획하려면 각 부분이 프레젠테이션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절한 메시지와 분량, 메시지 전달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인트로는 '초대장'이다

한 편의 발표에서 인트로는 초대장 역할을 합니다. 주제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고 집중을 유도하며, 청중들이 주의를 기울여 경청해야 할 당위성을 제공합니다. 

 

인트로는 곧 '프레젠테이션의 첫인사'입니다. 우리는 보통 첫인사에서 받은 첫인상을 바탕으로 곧장 상대에 대한 평가를 내립니다. 이렇게 한 번 각인된 첫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발표에 대한 평가 역시 '첫인상의 법칙'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청중이 발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석한 경우가 아닌 한, 인트로에서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스피치 내내 집중력을 유지시킬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실무에서 만나는 청중은 대부분 호의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서 프레젠테이션의 성패는 인트로에서 청중을 내 편으로 만들고, 메시지에 대한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무리는 '넛지'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살짝 찌르는 행동'을 뜻하는 단어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쓴 동명의 책으로 유명해진 심리학 용어입니다. 넛지는 누군가에게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작은 개입을 의미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옆구리 찌른다'라는 비슷한 표현이 있습니다. 

 

마무리는 프레젠테이션 마지막에 위치하며, 전체를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마무리와 함께 발표가 끝나고 나면 프레젠테이션이 준 감동과 인사이트는 순식간에 휘발되어 사라져 버립니다. 이렇게 공중분해된 메시지는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본론에서 말한 다양한 정보 가운데 절대 잊으면 안 되는 핵심 메시지 하나만큼은 제대로 기억할 수 있게 강조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메시지가 실행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마음을 쿡 찔러줘야 합니다. 

©한소하

그런데 막상 인트로와 마무리를 기획하려면 막막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중요하다는 것도 알겠고, 청중의 인상에도 남기고 싶은데 대체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우실 거예요. 

 

또, 청중의 시선을 끌고 기억에 남으려면 왠지 창의적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도통 이렇다 할 '신박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번 '지금부터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편한 길'을 택하고 마는 거죠. 

PPT 발표 인트로의 3가지 유형과 11가지 기법

하지만 이렇게 적당히 타협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몇 가지 원리와 방법을 고려하면 보다 쉽게 효과적인 인트로와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참신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죠. 앞서 이야기한 인트로와 마무리의 각 역할(초대장&넛지)에 충실한지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언제나 기교보다 기본이 더 앞서는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