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으로 일하고 싶었던 이유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퍼블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로 일하고 있는 김지호입니다. (커리어리 프로필)

 

퍼블리에 입사하기 전엔 원래 프로덕트 디자이너(이하 PD)로 일하셨다고요?

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B2G SaaS 기업에서 2년 넘게 PD로 일했어요. 대학에서도 산업디자인을 전공해서, 졸업 후 자연스럽게 PD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퍼블리에는 PM으로 지원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직무 전환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사실 PD 일도 재밌고, 보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품 디자인적인 부분 외에도 제품 전반적으로, 서비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관여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요. 조금 알아보니 PM이 딱 그런 역할이더라고요. 마케팅, 디자인,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해서 제품을 전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그게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직무 전환을 목표로 삼고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PM으로의 직무 전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일단 온라인으로 이것저것 뒤져봤어요. PM 관련 아티클, 교육 자료들을 찾으면서 직무에 대해 감을 잡았죠.

 

그러다가 좀 더 본격적으로 준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PM 부트캠프*를 통해 다양한 개발 방법론이나 마인드셋 등 PM에게 필요한 지식 및 자질에 대해 배웠어요. PM은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정량/정성적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춰야 한다, UX 디자인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 12주 동안 진행되는 실시간 교육 프로그램

 

그런데 이론적으로 직무를 공부하는 거랑 실제로 일하는 거랑은 좀 차이가 있지 않나요?

그죠. 저도 이론은 이상적인 거니까 현실은 많이 다를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러다 퍼블리 CPO 승국(커리어리 프로필)이 PM에 관해 쓴 글*을 읽었는데, 이분은 제가 배운 내용들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있더라고요!

 

PM의 역할, 프로덕트, 제품조직 구성 등에 대한 승국의 철학을 보고, '아, 이런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면 성공하는 제품 만들 수 있겠다'라고 생각해서 바로 퍼블리에 지원했어요.

 

그리고 입사하고 나서 한 번 더 놀랐어요. 사실 애자일(agile)하게 일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거든요. 근데 막상 와보니 3주마다 스프린트 돌리고, 매번 회고를 빠뜨리지 않고, 실제 피처(feature) 구현하기 전에 칼질도 확실히 하고, 그 결과 훌륭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입사 후 온보딩 기간 동안 PM 트레이닝(?)을 받으신 걸로 아는데...

직무 전환을 했다고 해서 특별한 트레이닝을 받은 건 아니고, 퍼블리 PM으로 일하기 위해 학습해야 할 것들을 익히는 시간이었어요. 어쩌면 대학 졸업 후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기이지 않나... 저는 직무 전환하면서 성장에 대한 갈망도 컸기 때문에 그게 되게 좋았어요.

 

프로덕트나 기술, 개발 방법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아티클과 책을 많이 읽었고, 사내에 비치된 도서도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서칭하듯이 꺼내서 읽어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격주로 진행하는 PM 챕터 미팅도 PM 업무를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사실 같은 PM이라도 서로 다른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각자 흩어져서 일하면 부딪칠 일이 별로 없어요. 그 대신 PM 챕터 미팅에서 서로 다른 서비스에서 각자 뭘 배우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공유되기 때문에, 그걸 듣는 것만으로 간접적인 배움을 많이 얻고 있지 않나 싶어요.

 

보통 PM 챕터 미팅에서는 어떤 얘기들을 하나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최근엔 PM 지우가 퍼블리 멤버십의 Q&A 피처를 개발하면서 '즈후'라는 중국의 Q&A 서비스를 스터디했어요. 이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면서 배운 것들을 챕터 미팅에서 쭉 공유해줬는데, 이때 제가 만들고 있던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피처를 기획 중이어서 흥미롭게 듣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제가 직접 시간 내서 공부해야 했던 것들인데 핵심만 요약해서 얻을 수 있는 거잖아요.

PM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PM 일을 실제로 해보면서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에는 뭐가 있나요?

아, PM은 정말 여러 가지 스킬셋을 요하는 직업이구나, 라는 걸 몸소 체험하면서 깨닫고 있어요. 특히 수많은 우선순위 중에서 더 중요한 걸 고르는 게 쉽지 않아요.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거랑 실무에서 A, B, C 중에 정하는 건 또 다르더라고요.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게 뭔지, 우리에게 사업적으로 더 가치 있는 게 뭔지 계속 판단하면서 일을 진행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고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걸 많이 느껴요.

 

그러한 어려움을 덜기 위해 팀에서는 어떤 것들을 도와주나요?

기본적으로는 CPO이자 제 매니저인 승국과의 주간 1:1 미팅이 가장 큰 도움이 돼요. 업무상 어려움에 대한 조언도 받지만, PM 역할을 수행할 때 갖춰야 할 마인드셋이나 루틴 등에 대한 조언도 해주셔서 좋아요. 중심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사실 업무 하면서 어려운 건 그때그때 슬랙 채널에 도움을 요청하면 다른 PM들의 인풋을 받을 수도 있어요. PM뿐 아니라 필요할 경우엔 PD 리소스를 활용할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서 다른 분들의 의견도 자주 듣는 편이에요.

 

직무 전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예요?

최근 신사업에 필요한 프로덕트를 새롭게 준비하면서 느끼는 건데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스케치부터 시작하려다 보니 다양하게 리서치할 것도 많고, 제품 방향성을 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점검하고, 고객 입장에서 어떤 허들이 있는지 계속 고민하다 보니까...

 

디자인만 할 때 충족되지 않았던 것들이 해소되는 것 같아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볼 수 있는 거죠. 개인정보 정책이라든지, 시장에서의 저희 포지션, 경쟁사, 우리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운영할 건지. 이런 과정 자체가 좀 재밌고 흥미롭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퍼블리에서의 트레이닝과 경험이 쌓여, 이젠 어엿한 PM으로 팀에 기여하고 계신데요. PM으로서 지호님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PD 직무를 경험했다는 거 아닐까요? PD도 고객 입장에서 굉장히 많이 생각하는 직무거든요. 제가 학교에서 디자인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empathy(공감력)'였어요. 사용자 입장에 공감하여 '이 사람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을까, 왜 이런 문제를 갖고 있을까'에서부터 문제해결을 시작하는 거거든요.

 

학교에서 공부할 때나 PD로 일할 때나 이런 마인드셋을 갖고 일해왔다 보니, PM으로 일할 때도 고객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 만들 때 고객 경험을 생각하는 건 물론이고, 고객조사 같은 걸 하더라도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좀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팀에 PM이 한 10명 정도 있는데요. 퍼블리 PM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PM뿐 아니라 퍼블리의 구성원들이 모두 그렇긴 하지만... PM분들은 특히 똑똑하고, 다들 제품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시는 것 같아요.

 

한 가지 특징을 꼽자면, 완벽주의를 피하려 노력한다는 거? 빈틈 없이 100%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빠르게 실험하고 실행하면서 고객 피드백을 자주 받고, 또 빠르게 개선하려는 자세가 공통점인 것 같아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빠르게 실험하고 개선하자는 팀 분위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요.

 

TMI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저를 포함해 PM들은 대부분 MBTI가 ESTJ더라고요? 그것도 흥미로웠어요.

 

앞으로 PM 일을 하면서 더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제가 PD 출신이다 보니, 데이터 쪽을 많이 다뤄보진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저의 취약점이라고 생각해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학습을 더 하고 싶어요. 실제 업무를 하면서도 데이터를 더 많이 다뤄보고 싶고요.

 

커리어리 PM 광종이나, 멤버십 PM 지원이나 퍼블리 내에 데이터를 많이 보는 분들도 있고, 데이터 분석을 전공하신 분도 있어서 제가 많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앰플리튜드에서 주최하는 데이터 분석 Zoom 워크샵에 PM들끼리 다 같이 참석한 후에 얘기 나누기도 했었어요.

 

사실 데이터뿐만 아니라, 아직 제가 모르는 배워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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