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PT: 기획자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판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립니다.
- 고객을 성공적으로 설득하고 비딩에 성공하는 제안의 차이는 '디테일'에서 옵니다. 모두가 치열하게 준비한 각자의 논리를 가지고 경쟁하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 17년차 광고 기획자의 밀도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팔리는 제안'을 완성시키는 13가지 디테일을 정리했어요.
- 실제 사례를 모티프로 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가상의 광고회사 M이 겪는 킥오프 미팅부터 프리젠테이션까지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드립니다.
※ [팔리는 제안의 13가지 디테일]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심지혜
광고회사 (주)마스삼공 대표. > 프로필 더 보기
17년간 광고 일을 했습니다. 종합광고대행사, 디지털 전문 에이전시, 플랫폼 회사 등을 거치며 수많은 제안서를 썼습니다. 다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제안을 준비하고 "와~ 이건 진짜 안 팔릴 리가 없다!"며 정신승리를 하지만, 실제로 광고주에게 팔리는 제안은 소수입니다.
팔리는 제안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묘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글은 제가 17년간 현업에서 수많은 제안을 쓰며 경험한, 팔리는 제안의 작지만 핵심적인 디테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광고인들에게 경쟁 PT는 하나의 생명줄이자 흥분되는 도전입니다. 희열도 좌절도 가장 크게 느끼는 순간이 경쟁 PT입니다. 당락을 떠나, 광고인들은 경쟁 PT를 경험하며 밀도 있게 성장합니다.
저는 경쟁 PT 준비팀을 바다를 항해하는 배에 자주 비유합니다. 배의 키를 1도만 틀어도 항해의 끝에는 크게 방향이 바뀝니다. 수주라는 항구에 도착하게 만드는 고수의 항해는 그 1도를 트는 디테일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버릇 시니어 갑니다. 디테일은 주니어 시절부터 머리로 손으로 배우고 익혀 두어야 합니다.
이 글은 가상의 광고회사 M의 한 경쟁 PT 이야기입니다. 가상의 광고회사 이야기지만, 실제로 제가 경쟁 PT에 참여했던 한 브랜드의 사례를 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성장을 바라는 광고회사 M의 대표 클레어, 처음으로 경쟁 PT를 리드하게 된 초보 팀장 레오, 광고 일을 너무나 사랑하는 5년 차 광고기획자 썸머, 궁금한 것은 절대 못 참는 열혈 막내 마크가 함께 제안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잘 팔리는 제안서는 어떤 한 끗이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기획이란 특정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의 구성이며, 제안이란 결국 누군가에게 팔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어느 분야라도 기획과 제안의 본질은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광고 경쟁 PT라는 특정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으나, 마케팅을 포함한 전 분야의 기획자분들에게 보편적인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시작 – 오리엔테이션 & 킥오프
D-15. 오리엔테이션
나는 5년 차 광고 기획자 썸머다.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우연히 작은 광고 대행사에 취직해 기획·제작·미디어 구분 없이 닥치는 대로 일을 배우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회사에서 광고 기획 일에 매력을 느껴 제대로 광고 기획 일을 배워보고자, 올해 초 신생 광고대행사 M에 AE*로 입사했다. 지금은 광고 기획 2팀인 '레오 팀'의 오른팔로서 일하고 있다.
* Account Executive. 광고 회사의 직원으로서 고객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한편, 고객 회사의 광고 계획을 수립하고 전체 활동을 지휘하는 사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광고 기획자로 불리며 AE는 항상 여기저기 미안할 일이 많아 Always Excuse의 약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입사 후 처음으로 경쟁 PT에 참여하게 됐다. 오늘은 그 경쟁 PT의 대행사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 작은 광고대행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경쟁 PT는 대표나 국장이 리드를 한다. 하지만 이번 제안은 우리 팀의 입봉 PT로서, 새롭게 출범한 팀과 리더 레오의 성장을 위해 레오가 리드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됐다. 경쟁 PT 과제는 뷰티 브랜드 MARS의 신제품 런칭 캠페인. MARS는 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로, 자유롭고 위트 있는 감성을 가졌다. 시선을 끄는 과감한 타이포와 'The beauty will set you free(아름다움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키치하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 실험적인 패키지, 색과 향을 강조하는 제형과 독특한 이미지들로 MZ 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MARS의 신제품 런칭을 위한 IMC 캠페인 예산은 총 50억 원이다. 디지털 전문 독립 광고대행사인 우리를 포함해 글로벌 종합광고 대행사, 영상 프로덕션, 바이럴 에이전시, 기획 부티크 등 총 5개의 회사가 인바이트됐다. 미디어의 개인화·다변화로 광고 마케팅 시장이 급변하면서 광고 경쟁 PT에 참여하는 회사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시장의 많은 주목을 받는 회사들이 모여서 그런지 오리엔테이션 시작부터 건강한 긴장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