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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의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 회의에서 하는 말도 모두 알아듣기 힘들고, 맥락 파악도 어려워 눈치만 보고 있나요? 이 아티클에서 회의에서 잘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순서대로 제시해 드릴게요.
  • 회의에서 적시에 필요한 말을 해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싶은 직장인: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흐름을 끊지 않고, 회의 참여자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말을 딱 좋은 타이밍에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을 알려드릴게요.

저자 박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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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회사에 맞는 말하기 자료를 찾고 연구하다가, 적합한 것이 없어 스스로 커리큘럼을 만들어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을 매우 나누고 싶어, <연봉을 높이는 말하기>에 관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회의에서 말을 못 하는 것이 정말 '말'을 못하는 걸까?

회의는 스튜디오형 예능 TV 프로그램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연자마다 방송 분량이 다릅니다. 유독 흐름을 잘 읽으며 적재적소에 맞게 말을 잘하는 사람은 분량이 많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편집을 많이 당해 분량이 없거나 적습니다.

 

회의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의의 목적을 잘 인지하고 그에 부합하는 의견을 흐름에 맞게 내는 사람은 좋은 반응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신입사원은 회의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회의에 참석할 때 눈치를 보게 됩니다. 회의 참여하는 게 스트레스라는 한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저는 전문용어나 업계 동향을 잘 몰라서 회의 내용 절반은 알아듣기 어렵더라고요... 질문을 받기라도 하면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오르면서 순간 멍해지고요. 궁금한 것이 떠오를 때마다 질문해도 될지 모르겠고, 의견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는데 반응이 무섭기도 하고요. 그래서 회의 시간마다 점점 주눅이 들어요.

사실 회의에서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작품에서도 분량은 적지만 기억에 남는 역할을 하는 분들이 계시죠. 우리는 주인공보다 신 스틸러(scene stealer)*를 지향해 보자고요.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의견을 위한 의견'을 내면 회의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분량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등장만으로도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명 MC까진 아니더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괜찮은 멘트를 치는 팀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회의에서 말을 못 하는 원인부터 알아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해결해 봅시다.

회의에서 말을 못 하는 3가지 원인

1. 회의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 긴장함

일단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고요. 더군다나 주니어라면 회의에서 나보다 직급 높은 사람도 많고 나 말고는 다 똑똑해 보입니다. 말하려고 하면 떨리고, 실수했다가 망신당할 것 같고요.

 

이것은 엉뚱한 질문을 하면 부드럽게 용인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문화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수업이 끝나고 "질문 있는 사람?"이라고 선생님이 물으셨을 때 질문을 하면 쉬는 시간이 줄어들어 반 아이들에게 눈치를 받고, 더군다나 그 질문이 영양가가 없는 질문이었을 경우 선생님의 타박을 받죠. 질문해서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을 겁니다.

 

평소에는 논리적으로 말하고 문서도 잘 작성하는데 회의에서만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이시라면 정서적인 영향이 크므로, 그것만 극복하면 말을 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연기 잘하는 배우나 진행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재석 님도 친구들과 있을 때는 날아다녔지만 카메라가 있을 때는 떨려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무명시절이 길었다고 하더라고요. 심리적인 문제만 극복하면 훨씬 더 말을 잘할 수 있게 됩니다.

 

2. 업무지식이 얕아서 할 말이 없음

회의에서는 여러 사람이 말하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량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전문용어가 많아 회의 내용의 맥락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고요. 영어단어도 아는 단어만 들리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회의에서도 내가 아는 말만 입으로 할 수 있습니다. 업무 지식이 얕아 회의에 나오는 대화들이 모르는 외국어처럼 들린다면 당연히 할 말이 없겠죠.

지식·기술과 자신감의 관계를 보여주는 더닝 크루거 효과 ©박민선

회의에서의 말하기는 지식·기술과 자신감의 관계를 보여주는 더닝 크루거(Dunning–Kruger) 이론과 비슷합니다.

  • 1단계: 아는 것이 없어서 아무 말도 못 함.
  • 2단계: 회의가 약간 익숙해지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에 의견의 양이 급격히 증가. 여전히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처음보다는 지식이 증가한 상태라 자신감이 급격히 오름. (우매함의 봉우리)
  • 3단계: 시간이 지나며 사실 내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았는지를 깨닫게 되어 자신감도 줄고 말수도 줄어든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자기 검열을 하느라 조개처럼 입이 닫기도 함. (절망의 계곡)
  • 4단계: 조금씩 아는 것이 늘며 점차 말문이 트이고, 자신감과 회의 참여 정도도 그에 비례해 증가. (깨달음의 비탈길)
  • 5단계: 정보가 많이 쌓이면, 회의를 주재하고 참석자들에게 적절하게 대화를 분배하고, 이 내용이 주제와 관련이 있고 도움이 되는 내용인지에 따라 힘을 실어주게 되거나 자를 수 있는 능력이 생김. 이 위치에서는 회의 안건이 머릿속에 있으며, 회의 내용 전체를 조망하고 주제를 계속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 (지속가능성의 고원)

이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단번에 안정기에 들어설 순 없어요. 다만 그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기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순 있겠죠. 회사 내부 용어와 업계 트렌드에 대한 지식을 꾸준히 쌓는다면 나아질 수 있습니다. 내 머릿속과 회사에서 쓰는 용어들을 동기화한다는 생각으로, 무슨 말이든 나오면 찾아보고 학습하세요.

 

3. 할 말은 있지만 논리적으로 표현을 못 함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하여 '말발이 안 서는' 경우입니다. 회사에서는 무조건 두괄식으로 핵심부터 말해야 합니다. 혹시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핵심이 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 논리적인 말하기가 안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말을 할 때는 문장이 떠오른다고 바로 말하면 안 되고, 그 주제를 받쳐줄 근거와 예시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한다는 건 말의 내용을 알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타당성'에 설득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말하기는 TV 예능의 '재미'만큼이나 '논리적 근거'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3단계

제가 회의 중 심리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게 되었는지 잠시 말씀드릴게요. 회의의 업무 지식이 늘어도 심리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회의가 부담스럽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1. 녹음해서 내가 언제 말을 못 하는지 파악하기

제가 회의에서 늘 급하게 얘기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던 건 녹음하는 습관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미리 정해져 있고 시간도 확보되어 있는 발표는 여유 있게 잘하는 편이었는데, 회의 중에 갑자기 좋은 의견이 생각나서 발표할 때는 마치 다른 사람의 말하는 시간을 뺏는 것 같아 늘 급하게 발표를 했어요. 마음이 급하니까 말도 빨라지고 간혹 더듬을 때도 있고요.

 

이런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중국요리를 먹을 때 저 혼자 먹는 짜장면은 여유 있게 천천히 먹는데, 탕수육 같은 요리는 다 같이 먹으니까 급하게 먹게 되는 것처럼요. 발표나 회의를 잘하기 위해 말하기 연습을 하는 학원까지 다니고 나서야 발성이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녹음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말을 잘 못 하는지 파악해보세요.

 

2.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미리 도입부에 말하기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했던 것은 준비된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회의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노트에 키워드를 적어서 어떤 순서로 말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고 다음과 같이 도입부에 미리 설명한 다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지금 나온 주제에 대해 예전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이 있어서 5분만 말씀드려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