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에이전시는 왜 퇴사율이 높을까?

이 글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광고주와 마찰로 갈등을 겪거나 광고주의 기에 밀려 자존감이 떨어진 광고대행사 마케터
  • 마케팅 대행사는 무조건 '을'이라고 생각하는 마케터
  •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는 것이 궁금한 취준생, 이직을 준비하는 주니어 마케터

저자 최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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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기자, 콘텐츠 에디터 등 비슷한듯 비슷하지 않은 포지션 변화를 거쳐온 마케터입니다. 마케팅과는 1도 관련 없는 비전공 출신이지만 국내 규모 1위 광고 에이전시에서 팀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험하디 험한 광고의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았고 어떻게 인정받았는지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광고 대행사 마케터가 자주 맞닥드리는 애매한 요청 사항과 일방적인 스케줄 조정 ©퍼블리

광고 대행사에 입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던 때, 팀원 5명이 순식간에 퇴사하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이제 막 인사하고 업무에 적응하던 차였기에 더욱 충격적이었어요. 

 

어느덧 4년 차가 된 지금은 엊그제 인사한 동료가 갑자기 마지막 인사를 건네도 더는 당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있어서 그만두겠지' 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달까요? 그저 조금 아쉬운 감정과 그들이 향할 다음 스텝이 더욱 멋지길 바라는 예의를 갖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애드버토리얼(advertorial), 즉 광고 기사를 쓰는 기자와 매거진 에디터를 거쳐 광고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광고 분석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광고 마케팅 에이전시가 유독 다른 업에 비해 퇴사율이 높다는 현실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왜 우리는 힘들게 취준한 보람도 없이 금방 퇴사를 결심하는 걸까요? 화려하고 핑크빛만 가득할 것 같은 광고 업계의 현실은 역시나 냉혹한 걸까요?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며 느낀 것은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마케터들이 굉장히 다양한 업무를 해내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광고와 기획이라는 두 단어가 연결된 업무를 통해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포지션에 있습니다. 프로젝트 하나를 마무리할 때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할 과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뿐이면 좋겠지만, 업무 데드라인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운영하는 프로젝트마다, 또 담당하는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본인이 예상하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하는 시간은 턱없이 짧습니다. 이 밖에도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차마 공유하지 못할 감정도 많아요. 광고주 눈치를 보느라 말하지 못한 어려움들이 모여 과중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요.

 

이번 아티클을 통해 마케터로 일하며 만나게 되는 문제 상황을 해결할 솔루션을 공유해보겠습니다. 광고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직접 일하며 터득한 업무 노하우를 알려드릴게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주니어 마케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상황1: 애매모호한 지시를 받을 때

'느낌적인 느낌'이란 광고주의 추상적인 피드백을 비유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한 피드백을 비유하는 것이죠. 저도 이런 애매모호한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SNS 피드가 지금 보다 생동적이었으면 좋겠어요. 다음 주부터는 '생동적인 느낌'이 반영된 기획안으로 전달 부탁드려요! '느낌적인 느낌'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