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것 같지 않은 거절의 시간

[고군분투 취준 일기]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이제 와 돌이켜보니...

취준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꼽으라면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살면서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많은 탈락과 거절을 당한 적이 있었던가? 매일 탈락을 하고 거절을 당하고 또 탈락을 했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수많은 기업 중 한 곳에서 떨어진 것뿐인데, 내겐 이 사회에서 '탈락'당한 것으로 느껴졌다.

 

'나를 채용할 기업은 어디에도 없는 걸까? 나는 뭐가 문제인 걸까? 나는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못난 사람인 건가? 내 바닥은 어디지?'

 

그때의 난 서류에서, 면접에서 떨어질 때마다 '내 인생은 이미 망했고, 더 망해가고 있다'라고 확신했다.

 

몇 년이 지나 회사원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사에게 잔뜩 깨진 날,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와서 속상한 날엔 내 존재가치에 의문이 들고 자존감은 또 바닥이다. 취준에서 회사 일로 바뀌었을 뿐 내 인생의 가치를 일의 성공 여부에 따라 평가하는 건 똑같다.

 

그럴 때마다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취준할 때 불합격 연락을 받으면, 그 순간 내 인생은 망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 이렇게 멀쩡히 살고 있잖아. 오늘의 업무가 망한 거지, 내가 망한 게 아니다. 일은 다시 하면 돼!'

 

내가 하는 일과 내 인생을 동기화하지 말 것. 취업준비를 하며 배운 값진 교훈이다.

저자 전해윤

대학졸업 후 야심차게 유리공예가의 길로 들어섰으나 겨울 한파보다 혹독한 현실 속에 취준생이 되었습니다. 이후 1년 정도 취준생활을 거쳐 직장인으로 레벨업을 했으나, 취업을 하면 사라질 줄 알았던 고민과 걱정은 여전합니다. 잘하는 건 '웃음으로 눈물닦기'. <취준생 일기>, <또 나만 진심이었지>를 그리고 썼으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