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성검사는 유전자가 찍은 낙인이다

기업에서 인적성검사를 보는 궁극적인 이유가 무엇일 것 같아요? 노력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선천적 요인을 낙인 삼아 걸러내기 위함이에요.

 

인적성검사는 서류를 통과한 사람이 면접을 보기 위해 거치는 마지막 관문이에요. 면접으로 들어가면 이젠 떨어뜨리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붙이기 위한 싸움으로 싸움의 질과 형태가 변하게 되죠.

 

앞서 자소서에서 기업은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것을 다 본다고 말씀드렸어요. 여기에 선천성과 후천성, 이것마저도 기업은 필터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이력서와 자소서의 경우 후천성의 영역에 해당하죠. 누구나 연습하고 검증받고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정도의 영역까지는 도달할 수 있으니까요. 즉,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인적성검사는 선천성의 영역에 속하죠. 타고난 유전자에 의해 20년 이상의 경험이 합쳐져 형성된, 그래서 당장 몇 달간의 노력으로는 크게 바뀌지 않아요.

 

대기업은 서류전형에서 이력서와 자소서를 기준으로 사람을 변별해요. 충분히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 사람들만 살아남은 상태라는 거죠. 그런데 그조차도 너무나 많아요. 노력을 기준으로 충분히 걸러냈으니까, 그럼 남은 게 뭐겠어요? 재능이에요.

 

언뜻 봐선 절망적인 인적성검사란 관문이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목적과 다양성이죠. 아직까지는 면접을 통해야 제대로 된 인재를 선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까, 최대한 많은 수를 면접에 올리려고 해요. 인적성검사는 충분히 천재를 뽑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지만 바보를 거르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거죠.

 

두 번째는 인적성검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에 있어요. 기업마다 인적성검사의 종류가 다르고 결괏값을 평가하는 기준, 항목도 모두 다르죠. 이 다양성이 가지는 의미는, 모든 기준에 모두 통과하는 만능키와 같은 사람이 극소수일 거라는 점이죠. 모든 기준에 모두 통과할 수 없는 사람 역시 극소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