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는 설명서가 아니라 찌라시다

제품광고와 제품설명서가 뭐가 다른지 아세요? 가장 큰 차이는 목적입니다. 제품광고, 즉 전단지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의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을 사야 할 이유를 말해주고 설득하는 용이죠. 반면 제품설명서는 제품을 이미 구매한 사람들에게 제품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용입니다.

 

여러분들이 적어야 하는 자소서는 광고전단지인데, 실제로는 제품설명서 같은 자소서를 적고 있다는 거예요. 취업준비생들은 아직 팔리기 전의 제품들이에요. 근데 어떤 자소서를 적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잘났는지, 얼마나 많은 특기가 있는지,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또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까지, 죄다 자신의 이야기잖아요.

사람들이 구매하는 제품은 자신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 제품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필요한 제품이다.

- 필 듀센베리

자소서가 됐든 자소설이 됐든 그런 건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모든 글엔 각자의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소서라는 글의 목적은 자기를 팔기 위함이에요. 담아야 하는 내용도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가 아니라 '나는 당신에게 필요한 사람입니다'여야 한다는 거예요.

 

'부자 되세요', '일요일엔 오뚜기 카레', '오늘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등, 사람들 입에 오랫동안 회자되는 광고들은 모두 슬로건으로 기억됩니다. 수천 건의 경쟁작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소서 역시 슬로건이 필요합니다. 그 슬로건이 바로 자소서의 첫 번째 줄인 제목입니다.

 

기사를 쓸 때 '3/30/3'의 법칙이란 게 있습니다. 헤드라인에 3초간 눈이 머무르게 해야, 사람들은 해당 기사의 요약 내용을 30초 동안 읽고, 30초 동안 마음을 뺏어야 전체 기사를 읽는 데 3분이란 시간을 할애한다는 뜻이에요.

 

제목이 매력적이라면 그 글 전체가 매력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매끄럽게 쓰는 것만큼, 글에 자신만의 통찰을 담을 것. 자소서의 첫 번째 줄인 제목이 그 뒤의 자소서를 읽게 만드는 힘이 돼야 합니다.

중요한 건 '자기 가치'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이다

어떤 광고도 자사 제품 자랑으로 끝내는 광고는 없습니다. 커피 맛이 겁나 좋다고만 말하는 광고도 없지요. 사람들이 그 커피를 먹고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지를 반드시 보여주지요. 자소서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