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에디터로 일하며 배운 것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8월에 발간된 <잡스-에디터> 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황선우
황선우는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며 진로에 대한 큰 계획 없이 대학생활을 보내다가 IMF를 맞았고, 선발 정원마저 줄어든 언론사 시험을 몇 군데 보다가 1999년 중앙M&B(현 JTBC PLUS)에 가장 먼저 합격했다. 그렇게 공채 2기로 에디터 생활을 시작했으며 <여성중앙>, <씨네21>, <코스모 걸> 등의 매체에서 취재하고 글을 썼다. 2005년에는 두산매거진으로 옮겨 <더블유 코리아> 창간 준비부터 2018년까지 피처 에디터와 피처 디렉터로 일했다.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거쳤고 2019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펴냈다. 공저자인 김하나와 함께 펜유니온이라는 콘텐츠 회사를 운영 중이다.
어떻게 한 가지 일을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었어요?
퇴사라는 키워드가 유행어처럼 자주 언급되던 즈음에 자주 받은 질문이다. 지구력보다는 순발력이나 집중력이 강하고, 꾸준히 한 가지를 지속하기보다 관심사가 자주 변하는 사람치고 한 회사를 오래 다닌 건 맞다.
한 가지 일을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었던 건 그게 단지 한 가지 일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매달 새로운 아이템, 새로운 취재원, 새로운 스태프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 완성해야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었다.
논쟁적인 아티스트가 모이는 베니스 비엔날레부터 시립 교향악단의 연습실, 보르도 생떼밀리옹에 있는 와이너리와 몰디브의 리조트,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는 유명인의 집까지, 개인 자격으로서는 가기 힘든 장소에 갔다. 김연아부터 이우환까지, 매체 소속이 아니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매달을 새로이 채웠는데 쌓아놓고 보니 여러 권의 잡지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