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을 안정감이라 착각하지 말자

안녕하세요, 하빈님! 퍼블리에서는 브마이 이후 2년 만에 뵙는 것 같아서 너무 반가워요! 간단한 인사와 함께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손하빈이라고 합니다. 에어비앤비(Airbnb)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했고, 2020년 6월에 퇴사한 후 8월에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meet me)를 창업했습니다. '진짜 나'를 찾고 싶은 사람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 커뮤니티를 만들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손하빈

그러면 밑미 창업을 하기 위해서 퇴사를 하신 걸까요? 에어비앤비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좋아하던 에어비앤비를 왜 나왔냐고 물어보세요. 사실 에어비앤비 입사 후 첫 4년 동안은 일이 너무 재밌어서 일 말고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근데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 밖에서 재밌는 일을 찾아다니는 저를 발견했어요. 회사 일만으로 충분히 즐거웠는데, 언제부턴가 이전만큼 재미를 못 느끼게 된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퇴사 준비의 시작점이자 창업 준비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에어비앤비 조직이 커지고, 보다 더 체계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전에 제가 했던 만큼 주도적으로 일하기가 힘들어졌어요. 회사의 큰 방향과 결정을 따라가야 하는 일의 빈도수가 잦아지면서 내적 갈등이 있었죠.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엇갈리기 시작한 거예요. 조직이 크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예전엔 안 그랬단 말이야!'를 외치는 저를 보며, 이제 떠날 때라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그때 바로 퇴사하지는 않았어요. 돌이켜보면 안정적인 기반을 벗어나는 것이 두려웠던 것 같아요. 나중에 그 안정감이 진짜 안정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퇴사를 결정했어요. 안정감이 아니라 '익숙함'이었던 거죠. 내가 정말 편안함을 느끼고 나답게 살 수 있어야 안정감도 생기는 건데, 오래된 익숙함을 안정감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