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어설픈 응답기 그 이상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4월에 발간된 <리테일의 미래>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헤어숍 : 여보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고객 비서 : 안녕하세요. 제 고객이 여성 헤어컷을 원해서 예약 전화했습니다. 5월 3일로 예약하고 싶습니다.
헤어숍 : 몇 시가 좋으세요?
고객 비서 : 오후 12시가 좋습니다.
헤어숍 : 12시에는 어려워요. 가장 가까운 예약 가능 시간은 1시 15분입니다.
고객 비서 : 오전 10시와 오후 12시 사이에 가능한 시간이 있을까요?
헤어숍 : 어떤 서비스를 받으실 건지에 따라서 달라요. 여성 고객분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시죠?
고객 비서 : 헤어컷만 하려고 해요.
헤어숍 : 그럼, 오전 10시로 하죠.
고객 비서 :오전 10시 좋아요.
헤어숍 : 좋아요. 5월 3일 10시로 예약되었습니다.
고객 비서 : 좋아요. 고마워요.
[콘텐츠 발행일: 2020.09.23]
이 전화 통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가 아니다. 구글이 전화 응대용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 듀플렉스(Duplex)와 헤어숍 직원의 실제 대화다. 이 시연에서 인공지능은 사람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상황 판단 능력과 소통 능력을 뽐낸다. 특히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으흠"이라는 감탄사를 섞어가며 소통하는 장면은 청중의 감탄을 자아냈다.
구글 CEO인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는 2018년 5월에 이 대화를 시연하며, "일을 할 때 전화 통화가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전화를 대신 해줄 수 있다. 구글 인공지능 비서는 대화의 뉘앙스까지 이해하며 통화한다. 우리는 듀플렉스에 자연어 처리, 딥 러닝(deep learning), 문자·음성 변환 등 그간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집약했다"고 했다.
사람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단어는 '연결성'이었다.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켜고, 온도를 조절하고, 스피커 볼륨을 높이고, 고양이 밥을 주는 것처럼 사물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이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활용 사례였다.